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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방관자 아프간… 추가 희생에도 묵묵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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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인질 추가 살해/ 방관자 아프간… 추가 희생에도 묵묵부답

입력
2007.08.0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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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은 ‘카불 시장’인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23명의 한국인 인질 중 또 한 명의 청년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이 인질을 추가 살해했다고 밝힌 30일 밤(현지시간)부터 31일 오후까지 어떤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탈레반에 따르면 아예 협상을 위한 접촉조차 하지 않았다.

아프간 정부가 사건 해결의 의지가 있는 것인지 지극히 의심스런 대목이다. 사건 발생 13일째인 이날까지 아프간 정부의 행동은 무관심을 넘어 무책임의 극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납치 사건 다음날인 20일 23명의 한국인이 한꺼번에 납치돼 한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린 이 사건에 대해 카르자이 대통령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미라주딘 파탄 가즈니주 주지사는 “그들은 한국에 있어야지, 전쟁으로 찢겨나간 아프간에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경찰이나 치안 담당자들에게 연락하거나 보호를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피랍자들을 비난했다. 현지 행정과 치안을 담당하는 최고 관리로서 피랍자들만 비난한 것은 균형잡힌 발언이 아니었다.

협상 과정에서도 아프간 정부는 시간을 끌려고만 했지 협상 능력도, 적극적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21일부터 수감자 석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탈레반에 대해 아프간 정부는 처음에는 가즈니주 부족 원로들을 통해 간접접촉만 하다 23일 내무차관이 뒤늦게 “수감자 석방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을 뿐이다.

수감자 명단을 전달된 뒤인 24일 “탈레반이 제시한 석방자 명단에 미군이 구금하고 있는 자들이 있어 안 된다”며 했다가 탈레반이 미군 구금 죄수 대신 다른 죄수 명단을 보내자 “수감자 석방은 안 된다”고 말을 바꿨다.

결국 탈레반은 3차례 연장한 협상 시한 동안 “아프간 정부가 무성의로 일관했다”면서 25일 배형규 목사를 살해했다.

첫 희생자가 나온 이후에도 카르자이 대통령의 침묵은 계속됐다. 한국에서 급파한 백종천 특사도 도착 이틀 뒤인 29일에야 카르자이를 만날 수 있었다. 회담에서도 “인질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는 게 고작이었다.

아프간 정부 협상단 일원인 탈레반 출신 의원 압둘 살람 로케티는 29일 밤 “협상에 진전이 없어 카불로 돌아간다”면서 “아프간 정부는 ‘벽 뒤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고 나는 무슨 일이 진행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협상시한이었던 30일 오후 8시30분이 지나 심성민씨는 결국 희생됐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는 여전히 말이 없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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