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슨 코어 감독이 만든 영화 ‘인빈서블’(사진)은 국내에서는 극장 개봉을 하지 않아 DVD로만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낯선 미식축구를 소재로 삼아서 극장 개봉은 하지 못했지만 실화가 주는 감동이 크기로 볼 때 그냥 묻어두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70년대 중반 미국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남은 프로 미식축구 선수 빈스 퍼팔리의 실화를 다뤘다. 퍼팔리는 기업들의 대량 해고로 실업률이 유례없이 높았던 70년대 중반 술집에서 시간제 바텐더로 일하며 근근히 생활했다.
뛰어난 달리기 실력을 지닌 그는 만년 꼴찌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에서 선수 공개 선발을 실시하자 여기 응시해 30세의 나이에 늦깎이 신인 선수가 됐다.
남보다 늦은 출발이었기에 뼈를 깎는 노력으로 혼신의 힘을 다한 그는 3년 동안 선수로 뛰며 팀이 결승전인 슈퍼볼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당시 삶에 지친 미국인들에게 퍼팔리는 희망이자 영웅이었다.
DVD에는 퍼팔리의 실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빈스 퍼팔리 이야기’라는 부록이 들어있다. 여기에는 몸을 사리지 않고 과감한 태클로 상대 선수를 쓰러뜨리는 퍼팔리의 경기 장면이 등장한다.
실제 퍼팔리도 직접 출연해 “살아 남기 위해 뛰었다”는 절절한 증언을 한다. 당시 동료들은 그의 모습이 “로켓 같았다”고 기억한다.
그의 맹활약 덕분에 팀은 1980년 슈퍼볼에 진출해 우승했다. 그러나 퍼팔리는 부상을 당해 34세 나이로 은퇴해 3년 동안 뛰었던 팀을 떠났지만 필라델피아 사람들은 영화 주인공 ‘록키’와 더불어 아직도 그를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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