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는 산골짜기에 명품 아웃렛이 들어설 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두 달 만에 많은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여주 경제에 더 숨통을 터줬으면 합니다”
수도권과 한강 상수원 보호구역의 이중 규제에 묶여 있어 경기도내 낙후지역으로 꼽혔던 여주군. 신세계첼시의 명품 아웃렛 1호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은 금강KCC공장 이후 20년 만에 여주에 이뤄진 대기업의 투자였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의 기대도 그만큼 컸다.
31일로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이 문을 연 지 2개월이 지났다. 개장 초반 주말 하루 5만~6만명씩의 쇼핑객이 몰려들면서 전국적인 쇼핑 명소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지난 27일 찾은 프리미엄아울렛은 개장 두 달 만에 많이 한산해진 모습. 평일인 탓에 중앙주차장도 드문드문 빈자리가 보였다. 그래도 주중에는 7,000~8,000명, 주말에는 2만명 가까이 쇼핑객들이 찾고 있다.
여주프리미엄아울렛의 개장은 국내 첫 명품 아웃렛이란 점 외에, 여주지역 경제에 대한 기여 측면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여주군측이 법규해석 문제를 놓고 건설교통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프리미엄아울렛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던 것은, 대형매장의 설립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여주프리미엄아울렛 주변에서는 분명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택시 기사 이기영씨는 “자가용을 몰고 오는 쇼핑객이 대부분이지만 주말에는 하루 50대 정도 택시가 아울렛에 들어갔다 나온다”며 “주말 매상이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주변 식당들도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여주 쌀밥 한정식으로 알려진 식당 ‘산에산에’는 주말에는 프리미엄아울렛을 찾은 쇼핑객들로 손님이 2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여주대학 부근에 형성된 원룸촌은 프리미엄아울렛 직원들 때문에 물량이 거의 동났다. D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 중 상당수가 원룸이나 소형아파트를 구하는 바람에 전세 시세가 많이 올랐다”고 전했다. 아울렛 개장 전에는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0만원이면 원룸을 구할 수 있었으나, 지금은 전세 기준 500만원 정도 올랐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다. 효과는 프리미엄아울렛 부근에서 멈춘 채, 여주 전역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쇼핑매장 하나로 여주 경제가 살아날 수는 없겠지만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친다.
특히 현지 주민들은 기대했던 고용 효과가 미흡하다는 점이 가장 불만이다. 프리미엄아울렛 개장 전에 채용박람회도 열렸지만, 현지 주민에게 열려있는 자리는 대부분 ‘알바(아르바이트)’나 청소 같은 허드렛일 뿐. 여주대 관계자는 “아울렛 개장 이후 아르바이트 구인은 20% 정도 늘었지만, 학생들의 취업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첼시 관계자는 “여주에 젊은 층보다 노년 인구가 많다 보니 매장에서 활용할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역경제에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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