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는 앞으로 일부 국내 기전에 출전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대국 수를 점차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이창호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요즘 몸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아 모든 대국에 최선을 다하기가 어렵다”고 털어 놓았다. 그는 “일단 기전에 나간 이상, 승부사의 입장에서 질 수는 없는 일이다. 또 대국수를 줄이려면 처음부터 아예 출전치 않아야 할 텐데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나름대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기원 측과 좀더 얘기를 해 본 다음 올 하반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이미 오래 전부터 기계에서도 비슷한 논의는 있어 왔다. 이창호를 비롯한 세계 정상급 기사들의 체력 문제 등을 고려할 때, 그들이 지금처럼 국내외의 크고 작은 기전에 빠짐없이 출전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들이었다. 그러나 해당 기사가 스스로 그런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호는 2000년대 초반에는 매년 평균 70국 정도를 두었으나 2005년에 75국, 지난해 84국에 이어 금년에는 이미 7월말까지 51국을 두는 등 해마다 계속 대국 수가 늘어나고 있다. “아예 한 1년 정도 모든 기전에서 벗어나 완전히 쉬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그런 생각도 안 해본 건 아니다.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몸 상태가 확실히 나아진다는 보장도 없고 실전 대국을 너무 안 하면 승부 감각이 떨어질 우려가 있으므로 거기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대국 수가 한 달에 대여섯 판 정도면 적당할 것 같으므로 현재 수준에서 대략 10~20%, 즉 최소한 연간 10판 이상 대국 수를 줄이고 싶다는 뜻이었다.
이와 관련, 한국기원은 최근 이창호의 대국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중이 덜 한 일부 기전에 출전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최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서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호는 아직도 가끔 머리에 열이 오르는 등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바둑 두기가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에 가서 각종 정밀 검사를 해 봐도 전혀 이상이 없다고 하고 한방에서는 열이면 열 다 처방이 다르다”며 “여러 가지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지인의 소개로 일주일에 2~3회 정도 기체조를 하고 있다”며 “1시간 30분가량 하고 나면 몸이 한결 가쁜해지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영철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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