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낭자군이 금녀(禁女)의 무대에서 첫 여왕에 도전한다.
2일(한국시간) 오후 스코틀랜드에서 개막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200만달러)이 무대.
600년의 역사를 가진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골프링크스 올드코스에서 여자프로대회가 열리는 것은 처음으로 그만큼 각별한 의미가 있다.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골프 규칙을 제정하고 보급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 본부도 올드코스에 있을 정도로 ‘골프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이곳은 그 동안 철저한 금녀의 영역이었다. 지금까지 9차례 아마추어대회가 열렸지만 코스만 개방했을 뿐 클럽하우스 출입은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대회 기간 클럽하우스도 개방하기로 했다. 그만큼 역사적인 사건으로 불리는 가운데 출전 선수들도 “골프 성지에서 플레이 하는 영광을 안게 됐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성지’에서의 첫 여왕 등극을 위해 투지를 불사르고 있다.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친 한국 선수들도 유럽 정벌에 재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박세리(2001년)와 장정(2005년)이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바 있다. 출전 선수 150명 가운데 한국 국적 선수는 28명, 해외동포 선수까지 포함하면 33명이 출전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박세리. 박세리는 이 대회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주 열린 특급대회인 에비앙마스터스에도 불참한 채 올드코스에서 적응 훈련을 해왔다. 2005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톱스타로 떠오른 장정도 기대해 볼만하다.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장정은 “한 번 우승한 적이 있는데다 에비앙 준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브리티시오픈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파 빅3’도 돌풍몰이에 나선다. 에비앙마스터스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다 3위를 차지한 신지애와 6위에 오른 안선주, 첫날 깜짝 선두에 나섰던 지은희는 각각 ‘꿈의 무대’ 첫 승을 벼르고 있다. 신지애는 31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9위에 올라 첫 톱10에 진입했다. 국가대표 아마추어 최혜용과 임성아는 월요예선에서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에비앙마스터스 1, 2라운드에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다시 추락한 미셸 위가 어떤 성적을 낼지도 관심사다.
한편 올드코스는 남자 대회 때 7,280야드이던 코스 길이가 6,638야드로 세팅됐고, 파4홀이던 17번홀(455야드)을 파5홀로 바꿔 파 73으로 조정했다. SBS골프채널은 2~4일 밤10시30분, 5일은 11시부터 생중계할 예정이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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