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서 자취를 감췄던 늑대가 돌아오자 70여년간 번식이 중단됐던 수목이 자라며 숲이 되살아 나고 있다.
29일 라이브사이언스닷컴에 따르면 무분별한 사냥으로 옐로스톤 공원엔 1920년대부터 늑대가 사라졌다. 그러자 공원은 늑대의 먹잇감이었던 붉은 사슴 천지가 됐고, 이들이 버드나무와 미루나무, 사시나무 등을 마구 먹어 치우는 바람에 이들 수종은 큰 나무만 남고 어린 나무들은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1995년부터 시작된 야생늑대 보호운동으로 늑대가 숲에 돌아오면서 붉은 사슴들의 어린 나무 포식에 제동이 걸렸다. 이로 인해 최근엔 어린 사시나무가 자라고, 이 나무들의 숲이 무성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리건주립대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상당수의 사시나무들이 2.1m가 넘게 자랐다”며 “수관(樹冠)이 붉은 사슴의 먹이가 되는 높이에서 벗어나는 이 정도 높이까지 자랐다는 것은 장기 생존의 결정적인 관문을 통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시나무들은 특히 공원 북쪽 시냇가나 협곡에서 괄목할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지역은 늑대들이 붉은 사슴을 쉽사리 추격할 수 있는 곳이어서 사슴들이 피해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구진은 “옐로스톤에 늑대가 돌아오기 시작한 이래 붉은 사슴 개체수는 서서히 줄고 있다”며 “이는 사슴이 느끼는 공포가 사시나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이른바 ‘공포의 생태학’의 실례라고 지적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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