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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룽, 할리우드 데뷔 당시 고생담 털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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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룽, 할리우드 데뷔 당시 고생담 털어놔

입력
2007.07.3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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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히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홍콩 출신 배우 청룽(成龍ㆍ53)이 할리우드 데뷔 당시의 고생담을 털어놓았다.

청룽은 29일 스타의 숨겨진 일화를 다루는, 홍콩 유선오락신문대(CEN) TV의 새 프로그램 <유명 영화인 시리즈> 에 출연해 미국 영화계에서 인정받기까지 당한 설움을 소개했다.

그는 “아시아에선 이미 대스타로 인기를 모았지만 미국에서는 배우로서 존경을 받기는커녕 피에로 취급을 당했다”며 “할리우드를 떠나 홍콩으로 돌아갈 생각까지 했던 적이 있다”고 술회했다.

이 같은 극단적인 결심을 한 계기는 미국에 이름을 알리기 위해 1980년대 중반 출연한 TV쇼 무대에서 겪은 수모 때문이라고 청룽은 말했다. 게스트로 초대돼 쇼에 참석했는데 방청석을 둘러보는 순간 몸에 문신을 한 거구의 흑인들이 눈에 들어 왔다고 했다.

사회자는 방청객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받아 무대로 불러낸 뒤 “쿵푸를 가르쳐 주라”며 실전 대결을 강요했다. 청룽이 마지못해 응낙하고 대련 자세를 취하는 순간 지원자는 조그만 동양인에게 잡아먹을 듯 달려 들어 실제로 가격하려 했다.

체격 조건에선 절대적으로 불리했지만 청룽은 특유의 빠른 몸놀림으로 상대의 공격을 피하면서 쿵푸 기술을 이용해 물리쳤다. 현란한 쿵푸 테크닉을 선보인 청룽에게 만장의 박수가 터졌지만 그의 마음은 씁쓸했고 할리우드와의 결별을 다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할리우드와의 관계가 끊어지지 않아 청룽은 많은 작품을 찍을 수 있었다. 무명시절과 달리 세계적 스타가 되면서 지금은 할리우드에서 직접 찾아와 캐스팅을 부탁할 정도가 됐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청룽은 말했다.

청룽은 옛 기억이 되살아 나 지금도 할리우드 쪽에서 초청하지 않는 한 자신이 선뜻 먼저 나서 작품 섭외를 하지 않는다고 말해 아직 앙금이 남아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연예계 진출 이후 가장 기억에 남고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으로 30여년 전 작고한 리샤오룽(李小龍)을 떠올렸다. 리샤오룽은 70년대 초 신인 스턴트 연기자에 불과한 청룽을 돌봐주었고 되도록 여러 장면에 출연할 수 있게 힘을 써주었다.

한 번은 격투 장면을 촬영하면서 열명을 상대로 하는 리샤오룽에게 마지막으로 맞는 역할을 성룡이 맡았다. 격렬한 주먹다짐이 오가는 도중 리샤오룽이 실수로 청룽의 눈을 때려 다치게 했다. 감독의 컷 소리가 나자 리샤오룽은 황급히 달려와 여러 차례 사과했으며 그 이후로는 청룽을 지명해 액션 장면에 자주 등장하게 했다.

늘 주머니가 가벼웠던 청룽은 이로 인해 일급 1,000홍콩달러의 비중 있는 단역으로 출연하며 상당한 개런티를 챙길 수 있었다고 고마워 했다.

이정흔 기자 viva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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