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을 둔 맞벌이 주부 박정애 씨의 하루 일과는 허드렛일의 연속이다. 아침 일찍 가족들 식사를 챙겨주고, 아이들을 놀이방과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출근은 항상 허겁지겁 서둘러야 한다.
게다가 직장에서 돌아오면 ‘오늘 저녁은 뭘 해 먹을까’하는 생각에 딴청 부릴 새도 없다. 아이들을 픽업해서 데리고 오면 시간은 7시가 훌쩍 넘기 마련. 저녁 식사까지 하면 9, 10시는 기본이다. 이러다 보면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건 고사하고 설거지와 집안 청소도 미루고 곯아 떨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런 판국에 재테크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남편이 사업을 하다 보니 큰 돈을 벌 기회가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잠복해 있는 위험이 많다 보니 남편과는 따로 재테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그렇다고 ‘투 잡’을 할 수도 없는 노릇. 방법은 재테크 공부를 하는 수밖에 없다.
뾰족한 방법이 없을까. 그녀는 식기세척기에서 해결책을 찾았다. 저녁때 아이들에게 시간을 할애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내려는 방책이었다.
후딱 해치우면 되려니 생각했던 설거지가 자신의 시간과 행복을 앗아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 그는 설거지 할 시간에 아이들의 과제를 점검해 주고, 재테크 책을 읽는 시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을 얻는 법을 배운 그녀는 이제 자투리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법이 없다. 아침에는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 들어가 정보를 검색하고, 점심시간에는 재테크 동영상을 본다.
여성들은 예전에는 재산을 ‘가족공동의 것’이나 ‘아이를 위한 투자’정도로 생각하다 보니 재테크는 언제나 남편의 몫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못생긴 여성은 용서해도 돈 없고 재테크 개념 없는 건 용서할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할 정도로 여성에게 재테크는 필수가 됐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맞벌이 주부가 따로 시간을 내 재테크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박 씨처럼 설거지는 식기세척기에 맡기고, 그 시간에 경제공부를 하는 건 어떨까. 시간이 없다고 강변하는 주부들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은 내는 자에게 있는 법이다.
한 정 대우증권 도곡지점 차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