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9월 기독교를 창학 이념으로 하는 K대의 강사로 임용돼 2001년 강의전담 조교수로 승진한 이모씨는 신입생 대상의 ‘기독교와 현대사회’수업을 맡았다.
수업에서 이씨는 “타 종교에도 진리와 구원이 있고, 불교 등 타 종교에서도 기독교가 보인다”는 등 기독교에 비판적인 수업을 진행했다. 방송에 출연해 “단군상 건립 문제에 대해 기독교가 토착문화의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도 했다.
이에 대학 측이 2005년 말 “강의 내용이 창학 이념에 맞지 않다”며 재임용 계약을 거부하자 이씨는 교육부에 재임용 거부처분 취소 심사를 요구했고, 교육부가 ‘재임용 거부는 불합리하다’고 결정하자 대학 측이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 민중기)는 30일 이씨에 대해 재임용을 거부한 K대학이 “재임용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는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낸 교육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학이 재임용 부적격 사유로 본 ‘창학 이념에 반하는 행위’는 그 개념이 포괄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재임용 거부 기준이 되는 객관적 이유라고 보기 어렵고, 수강생들 사이에도 강의 평가가 상반되는 등 이에 관한 평가는 주관적이고 자의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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