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나라당의 인천 합동연설회에선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측 일부 지지자들간에 거친 장외 충돌이 벌어져 과열 양상이 재연됐다. 특히 박 전 대표측 일부 극렬 지지자들이 이 전 시장의 유세버스가 행사장을 빠져 나가지 못하게 몸으로 가로막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강재섭 대표는 물병세례까지 받았다.
22일 첫 제주연설회에서의 소란 이후 각 캠프로부터 질서유지 서약서까지 받은 뒤 26일 재개된 연설회가 불과 며칠만에 다시 혼탁해지는 양상을 보인 것이다.
연설회는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 일부 지지자들이 서로 몸싸움을 하며 욕설을 퍼붓는 장면을 연출하긴 했지만 초반에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두 주자의 연설이 끝난 뒤 일부 참석자들은 행사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고, 마지막 연사로 나선 홍준표 의원은 “마지막에 연설을 하다 보니 3만원, 5만원 받은 분들은 다 가버린다”며 비판했다.
과열 양상은 연설회 직후 극에 달했다. 박 전 대표측 지지자 10여명은 주차장에 있던 이 전 시장의 유세버스에 응원문구가 쓰여져 있는 것을 보고“선거법 위반 아니냐”고 문제 삼으며 버스의 통행을 방해했다.
이들은 응원문구가 적힌 버스의 외장 일부분을 뜯어내고, 버스 앞에 앉아서 버스가 나가지 못하도록 억류했다. 몸싸움도 벌어졌다. 결국 이 전 시장은 버스를 타지 못하고 다른 승합차편으로 행사장을 떠나야 했다. 버스는 밤늦게까지 움직이지 못했다.
연설회장에 입장하지 못한 일부 지지자들은 연설회 직후 행사장을 나오던 강재섭 대표에게 물병을 던지며 “경선 관리를 똑바로 하라”“왜 행사장에 입장 못하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일부 인사들은 이 전 시장 수행원들을 향해서도 물병을 던졌고, 이 전 시장측 이재오 최고위원에게 “빨갱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행사 시작 20여분전 박 전 대표측 곽성문 의원은 행사장에 입장하려는 한 참석자를 붙잡고 “이 전 시장측이 가짜 비표를 갖고 있다”고 주장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참석자는 비표를 발급 받은 원희룡 의원의 지지자로 밝혀져 원 의원측에서 항의했다.
인천=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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