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집권을 노리고 있는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 대해 권력 배분의 전제 조건으로 군 최고사령관직을 사임할 것을 요구해 양측의 권력 배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토 전 총리는 29일 영국 스카이뉴스와의 회견에서 “무샤라프 대통령이 군 통수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 배분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27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아부다비에서 비밀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부토 전 총리는 “올해 말 총선에 참여할 확률은 현재 90%”라고 말해 현 정부와의 협상에서 핵심 쟁점을 제외한 부분에서는 상당한 합의를 이루고 있음을 시사했다.
양측은 대통령 선거를 총선 이전인 9월 실시해 무샤라프 대통령이 권좌를 유지하고, 11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부토 전 총리의 파키스탄인민당(PPP)이 승리할 경우 다시 총리직에 오를 수 있다는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과 부토 전 총리 가운데 누가 총리를 맡을 것인지는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올해까지만 대통령과 군 총사령관을 겸임할 수 있는 무샤라프 대통령은 3월 자신에게 비판적인 대법원장의 해임을 시도했다가 위헌 판결을 받아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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