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둔치에서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던 50대 남자가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29일 서울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박모(55)씨는 25일 오후2시께 강북구 번동 우이천변 시민공원내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로에서 자전거를 타다 행인을 치는 예기치 못한 ‘인사 사고’를 냈다.
박씨는 목이 뻣뻣해 잠시 고개를 숙인 채 주행하다 반대편에서 걸어 오던 홍모(67)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앞 바퀴로 홍씨의 다리를 들이받았다.
충돌 순간 자전거 뒷바퀴가 들어 올려지면서 앞으로 튕겨나간 박씨는 머리로 홍씨의 머리를 정면으로 들이받았고, 이 충격으로 홍씨는 바닥에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다. 홍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지만 뇌출혈로 10여시간 만에 숨졌다.
경찰은 박씨가 자전거 운전 중 전방 주시 의무를 어긴 점을 들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28일 "혐의가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자전거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 적용 대상인 차(車)에 포함되며 이 법은 차의 교통으로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를 `교통사고'로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어처구니 없는 사고"라며 "자전거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가해자가 구속된 사건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성시영 기자 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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