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해외 시장 개척과 생명과학 분야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내수 그룹이라는 SK그룹의 딜레마를 벗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그동안 SK그룹은 이동통신, 정유 등 주력사업이 국내 시장을 겨냥하다 보니 내수 그룹의 틀을 벗어나기 힘들었다. 최태원 SK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글로벌리티’를 성장동력으로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1월 베트남에서 가진 그룹 사장단 세미나에서 “글로벌 성장은 현재의 사업모델로는 한계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설사 실패해도 책임을 묻기보다 성과를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해외 시장 공략을 주문했다.
특히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중국은 더 이상 다른 시장이 아니다”라며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 남으려면 세계화 추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이 같은 주문에 따라 올해 초부터 모든 조직을 글로벌 체제로 바꿨다. 대표적인 변화가 주력 계열사인 SK㈜와 SK텔레콤에서 일어났다.
SK㈜는 공격적인 해외 사업을 위해 SKI(SK 인터내셔널)를 설립했다. 대표는 SK㈜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주도했던 유정준 부사장이 맡았다.
유 부사장은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미국 휴스턴, 영국 런던, 페루 리마,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 등 14개 해외지사 운영을 맡아 세계 시장 공략을 지휘한다.
SK텔레콤도 중국 현지에 자본금 3,000만 달러의 지주회사를 설립키로 하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주사는 중국 이동통신 업체인 차이나유니콤에 지분 투자를 하는 등 중국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조직 개편 뿐만 아니라 해외 사업의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SK㈜는 올해 해외 광구 개발에 적극 나선다. 2004년 브라질에서 원유를 뽑아올릴 수 있는 해상 광구를 발견한 데 이어 페루에서도 추가 유전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또 올 하반기 중 브라질 해상 광구를 시작으로 2009년 4분기까지 페루 액화천연가스(LNG)도 판매를 목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정보기술(IT) 계열사는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해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2003년 7월 베트남에 ‘S폰’이라는 이름으로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5년 5월에는 ‘힐리오’라는 이름으로 미국에 진출했다.
올해는 베트남에서 전국망을 구축해 서비스를 확대하고, 중국에선 3세대 이동통신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기로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2010년까지 글로벌 인터넷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싸이월드가 미국, 중국 등 6개국에 진출했으며 앞으로 동남아 및 남미 지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의 성장동력으론 생명과학을 꼽고 있다. 생명과학은 SK에너지에서 1993년부터 연구해 오다가 지난해 2월 라이프 사이언스본부를 설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96년 개발한 우울증 치료제와 98년 개발한 간질 치료제는 각각 99년 및 2000년에 존슨앤존슨사와 상업화 계약을 맺었다. 2003년에는 정신분열증 치료제, 2005년에는 불안증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 중이다.
라이프 사이언스본부는 연구 및 사업전략을 중추신경계용 신약 개발에 초점을 맞춘 만큼 앞으로 대사성 질환, 항암 분야 등의 신약후보물질을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부 전문가 뿐만 아니라 연구 과제별로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력 풀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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