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축구가 전쟁 후유증과 테러 등으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고국에 희망을 선물했다.
이라크는 29일 오후 9시35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자카르타글로라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결승전에서 유니스 마무드의 헤딩결승골로 극적인 1-0 승리를 거두고 대회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복병’ 이라크에 덜미를 잡혀 통산 네번째 우승이 좌절됐다.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9일 새벽(한국시간) 인도네시아팔렘방자카바링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의 3,4위전에서 120분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뒤 승부차기에서 6-5로 이겨 아시안컵본선을 3위로 마감했다. 3위를 차지한 한국은 2011년카타르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안컵본선직행티켓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란과의 8강전부터 내리 3번 연속 계속된 승부차기였다. 선수들의 피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후반 12분 중앙수비수 강민수가 심판의 석연치않은 판정으로 퇴장당하면서 1시간 넘게 수적 불리를 딛고 뛰어야 했다. 설상가상으로 강민수의 퇴장에 항의한 베어벡 감독과 홍명보 코치, 코사 골키퍼 코치가 무더기로 퇴장 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태극전사들을 승리로 이끈 것은‘일본에 질 수는 없다’는 강한 의지였다. 극한의 상황에서 승부차기까지 온 태극전사
들은 키커로 나선 6명이 전부 골을 성공시키는 집중력을 보였다. 3경기 연속 승부차기에 나서게 된 수문장 이운재는 결국 일본의 6번 키커의 슛을 막아내 극적인 한·일전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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