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정강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저항권’ 조항이 삭제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아슈라프 알 아즈라미 자치정부의 재소자 담당 장관은 “무력 저항이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자치정부의 새 정강에서 무력 저항을 종식시켜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강 변경에 대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환영의 뜻을 표하고 “그 동안 정체된 평화증진을 위한 외교적 노력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계기로 무력 저항을 포기한 파타당 주도의 자치정부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호전되겠지만, 파타당과 하마스 간 내분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팔레스타인은 지난 6월 하마스 세력이 가자지구를 장악하면서, 자치정부가 지배하는 요르단강 서안과 하마스의 가자지구로 양분된 상태다.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중심 세력인 파타당은 야세르 아라파트 전 수반이 1993년 자치 정부의 출범을 가져온 오슬로 평화협정을 이스라엘과 체결한 이후 사실상 무력 저항권을 포기했다. 그러나 일부 파타당원들은 2000년 이스라엘의 점령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의 민중 봉기(인티파다)가 재개되자 하마스가 주도하는 무력 투쟁에 동참하기도 했다.
파타당과 달리 지난해 1월 총선에서 승리한 하마스는 정강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력 저항권을 명시하며,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서방은 하마스를 배제하고,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의 자치정부를 팔레스타인 유일의 대화 상대로 인정하고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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