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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친해지게 하려면

입력
2007.07.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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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스스로 독서 흥미를 갖고, 좋은 책을 골라서 읽는 적극적인 태도를 갖는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경우는 그렇지 못하기에 부모의 독서지도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곱셈도 잘 모르는 아이에게 이차 방정식을 가르쳐 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우리 아이가 어느 만큼의 읽기 준비가 되었는가 파악하는 일이다. 어휘력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봐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아이가 구사하는 어휘의 질과 양에 맞는 도서 및 읽기자료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진국의 독서지도는 ‘좋은 환경 속에 방목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교실을 양질의 도서로 채운 다음, 스스로 원하는 책을 찾아서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정에서도 좋은 책을 여기저기 아이들의 손 닿는 곳에 던져 두면 좀 더 책과 가까워질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영상매체에 노출되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갖는 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자녀의 책 읽기 시간에는 TV 등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책을 권할 땐 좋은 책보다는 ‘재미있는 책’을 통해 독서 흥미를 붙이도록 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맞는 재미있고 쉬운 책이란 결국 책에 나오는 어휘 수준이 좌우한다.

새로운 단어가 한 페이지당 3개를 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한 인과관계로 연결된 내용이나, 단순한 서사구조의 이야기 책이 비교적 쉽게 읽힐 수 있다.

특히 책을 한꺼번에 많이 사주는 일은 피하도록 한다. 책이 낯선 아이에게 자칫 책 기피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 욕심으로 무작정 ‘권장도서’니 ‘좋은 책’이라고 하는 것을 주는 일은 피한다.

아이가 관심있는 분야의 책을 선물하는 것은 효과적이다. 동물에 관심이 많다면 다양한 동물책을, 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과학잡지 등을 읽히는 것이 좋다. 영상매체도 가끔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대개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책을 읽혀준 것에만 만족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책을 읽고 난 뒤의 일도 중요하다. 독후(讀後) 활동은 아이에게 책에 대한 독단적인 이해에 빠지지 않도록 해준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면서 다양한 관점을 갖을 수 있게 해 준다.

/이언정 한우리독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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