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두필 지음/ 다산북스 발행·236쪽·1만 3,800원
‘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잘 발휘된 창의력의 힘은 상상 이상이다. 여성에게 ‘미스 최‘나 ’미스 리’ 대신 ‘프로페셔널’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한 이 광고 카피 하나만 봐도 그렇다.
카피를 쓴 최인아 제일기획 전무는 이 광고를 계기로 출세가도를 달리기 시작했고 베스띠벨리라는 여성복 브랜드는 순식간에 소비자들에게 각인됐다. 여기서 이는 궁금증 하나. 최씨의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온 것일까.
강두필 한동대 교수는 광고 관련 강의 수강생들에게 물어 선호도 상위 50편의 광고를 뽑았다.
그리고 제작에 관여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30명 중 최씨와, ‘모두가 그녀를 따라한다’는 독특한 컨셉의 아파트 광고를 선보인 이지희 웰콤 부사장 등 취재에 응한 14명의 ‘발상의 기술’을 엮어 책을 썼다.
저자는 이 시대를 “창조성이 또 하나의 스트레스가 되는 시대”라고 규정한다. 광고, 디자인 등 극단적 창의력을 요구하는 분야 뿐만 아니라 일반 사무직, 심지어 공무원까지도 ‘독특한 생각’을 강요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한국 최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14명을 인터뷰해 창의성의 비밀을 들어보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창의력의 기술은 ‘많은 경험을 쌓아라’ ‘끈기를 길러라’ 등 일반적인 성공 노하우에 가까운 것들이 대부분이다.
‘발상전환의 단기 완성 코스’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실망스럽겠지만 특정 분야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배우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유용한 책이다.
지루하기 쉬운 여타의 자기계발서와 달리 독자가 인터뷰 현장에 저자와 함께 있는 듯 생생한 표현으로 막힘없이 읽힌다. 히트한 광고의 뒷이야기를 기획자들에게 직접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모두가 그녀를 따라한다> 는 제목은 이지희씨의 광고 카피에서 따 왔다. 모두가>
따라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에서 ‘그녀’는 이 책에 등장하는 14인, 또는 그들의 크리에이티브를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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