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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충격…아프간 인질 사태/ 5년간 통치 축적된 노하우…납치도 협상도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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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충격…아프간 인질 사태/ 5년간 통치 축적된 노하우…납치도 협상도 '프로'

입력
2007.07.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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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미디어를 활용한 심리전은 물론 인질 살해라는 극단적 방법까지 서슴지 않고 동원하는 탈레반 무장단체의 잔인하면서도 교묘한 협상술이 주목을 끌고있다.

탈레반은 2003년 10월부터 10여 차례 크고 작은 요인 납치를 저지르면서 자신들이 뜻하는 바를 이뤄왔다. 탈레반 내부에선 이를 통해 납치 및 인질 석방 협상 전문가들이 키워졌고, 이들이 협상을 배후에서 지휘하며 상대를 쥐락펴락 손쉽게 요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탈레반은 1996년부터 5년간 아프간을 통치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교 및 협상 국제관계 등에서 축적된 노하우가 있고, 특히 미디어를 통한 선전전에 강하다고 한다. 정부 당국자들도 "일반 무장 세력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혀를 내두른다.

이들의 '언론 플레이'는 현란할 정도다. 탈레반은 수시로 대변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 사령관 압둘라 잔 및 그의 대변인, 관계자 아부 만소르 등 실존하는지조차 확인 안된 사람들을 외신에 등장시키고 있다.

이들은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을 때마다 "아프간 정부와 협상 실패" "피랍자 건강 이상" "인질_포로 맞교환 협상 실패" "한국인 인질 살해" 등 폭탄발언으로 우리 정부를 혼란에 빠뜨리며 자신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

탈레반은 또 요구조건을 '한국군 철수→수감중인 동료 석방→금전적 보상' 등으로 바꿔 나가는 것처럼 보이면서, 실제로는 금전적 보상과 탈레반 포로 석방을 동시에 노리는 양동작전을 썼다.

인질들을 3군데에 나눠 구금하고, 각기 다른 단체가 관리하게 한 것도 인질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을 방지하면서 되도록 많은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협상이 중대고비를 맞은 25일 인질 살해 위협을 직접 행동으로 옮겼다. 인질 살해를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정부가 요구조건을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탈레반은 한국인 납치 이후 하루단위로 협상 시한을 제시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 역시 "상대를 최대한 긴장시켜 협상의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모으려는 고도의 전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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