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차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딜러 확보에 나서면서 딜러권 이중 계약, 사후관리(AS) 공장 투자비 전가 등의 무리수를 둬 빈축을 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입차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BMW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혼다코리아 등 수입차 업체들이 판매 대수를 늘리기 위해 딜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더욱이 수입차 딜러가 '돈버는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틈새시장 진출을 노리는 중견기업들의 수입차 시장 참여도 잇따라 딜러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경기 분당 등 판매실적이 양호한 지역에서 딜러권 계약을 남발하는 등 잡음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경기 분당의 딜러권 박탈 문제로 기존 딜러와 소송 중인 상황에서 당초 방침과 달리 2개사와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벤츠코리아와 분당 딜러 계약을 추진 중인 업체는 서울 강남 딜러를 맡고 있는 효성그룹 계열 더 클래스 효성과 다른 서울 딜러인 한성자동차 등 2개사다.
더 클래스 효성은 최근 분당 정자동에 임시 전시장을 마련해 내부공사에 들어갔고, 이르면 8월 초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다. 한성자동차도 분당 지역 진출을 위해 최근 기존 딜러였던 유진 앤 컴퍼니 측에 전시장 임대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이중 계약은 서울을 비롯해 경기 분당, 경남 창원 등 이른바 수입차 노른자위 지역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또 일부 수입차 업체들은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딜러 업체와의 계약 때 AS 공장 등의 설립 조건을 내거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 일부 선두 업체들은 자사 비용으로 AS 공장을 설립하는 반면, 상당수 수입차 업체들은 이런 비용을 딜러에 떠넘기는 등 국내 투자에 인색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이 딜러들에게 떠넘기는 각종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돼 외국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자동차가격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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