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6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위한 두 번째 합동연설회를 개최했다.
이날 연설회는 아프가니스탄 인질 가운데 희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정치적 공방 없는 밋밋한 연설회가 되지 않겠냐는 당초 예상과는 거꾸로 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는 서로 정권 교체의 최적임자임을 내세우며 불꽃 튀는 연설 대결을 펼쳤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본선 필패론'을 꺼내 들며 이 전 시장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아프간 한국인 피랍 사건 이후 잠시 '휴전 모드'였던 양 캠프는 결국 더 참지 못하고 합동연설회 직후 "정쟁을 중단한다고 해놓고 왜 공격하냐" "대통령 후보의 자격을 얘기하는 게 왜 정쟁이냐"며 또 난타전을 벌였다.
이날 두 번째로 연단에 오른 이 전 시장은 연설 포커스를 '경제ㆍ민생' 에 맞췄다. 이 전 시장은 "우리 나라 정치 지도자들 서민이 어떻게 사는지, 세계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하지 않고 열린우리당 후보가 어떻고,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이 돼선 안 된다느니 하는 생각만 하고 있다"며 "이러니 나라 경제가 제대로 될 리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이어 "누구나 공약은 할 수 있고 정책은 만들 수 있다"며 "하지만 공약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실현시키는 것"이라며 자신의 실천력을 부각시켰다. 그는 "정권 교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올해 뭐가 있겠나. 정권 교체 위해서는 우리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등단한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을 "불안한 후보" "약한 후보"로 규정하고 날선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불안한 후보로는 안 된다. 후보가 된 후 문제가 터지면 정권 교체는 물 건너 간다"며 이 전 시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또 "약한 후보로도 안 된다. 연설회 일정을 회피하고 TV토론을 못하겠다는 약한 후보로 어떻게 여당을 이길 수 있나"며 "본선 가서도 TV토론을 하지 못하겠다고 할 것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이어 "붕대를 감고 발이 퉁퉁 부었어도 나는 여러분과 함께 7%의 한나라당을 50%로 만들었고 여당 대표 8명을 갈았다"며 기염을 토했다.
홍준표 의원은 "최근 당내 검증 문제를 보면서 연탄장수 아저씨 얘기가 생각났다"며 "자기 얼굴이 깨끗하다고 문질러 본들 흠은 더 묻게 마련이고 나중에 본선에 가면 다 비수가 돼 돌아온다"고 양 경선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일 잘하고 흠 없는 나를 놔두고 왜 흠 있는 후보를 선택해 또 한 많은 대선을 치르려고 하느냐"고 지지를 호소했다.
원희룡 의원도 "이, 박 두 후보에게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 이렇게 헐뜯고 싸워서 본선에서 이길 수 있겠느냐"며 두 경선후보를 성토한 뒤 "두 후보가 정신차릴 수 있도록 전화여론 조사 때 '두 사람이 너무 싸워 못 찍겠다. 차라리 원희룡을 찍겠다'고 답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부산=이동훈기자 dhlee@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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