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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산책] 화려한 휴가, 한국영화 '화려한 부활' 일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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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산책] 화려한 휴가, 한국영화 '화려한 부활' 일굴까

입력
2007.07.2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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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광주항쟁을 다룬 <화려한 휴가> 가 이번 주 개봉작 중 가장 눈길을 끈다. 이전 영화들에서 광주가 배경지식 혹은 주인공들의 기억 속에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 소화되었다면 이 영화는 당시의 대치상황을 적극적으로 영화에 끌어들였다.

가슴 아픈 역사의 중심을 파고든 <화려한 휴가> 는 한편으로는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영화계 블록버스터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는 젊은 남녀의 연애이야기를 중심에 놓고 소시민인 그들의 일상에 느닷없이 밀려들어온 상황으로서의 광주를 그림으로써 지나치게 무거운 방식으로 슬픈 역사를 다루지 않으려는 의도를 드러낸다.

그러나 정치색을 탈색시켰다고 해서 실제 역사가 남긴 둔중한 울림마저 가벼워질 수는 없다. 그날을 기억하는 관객들에게 <화려한 휴가> 는 아린 가슴과 진한 눈물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그것이 역사를 다루는 영화의 진중한 문제의식이 아닌 역사 자체의 무게감 때문이라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므이> 는 배트남 초상화에 담긴 전설의 인물 므이에 얽힌 한과 비극과 복수를 소재로 한 작품. 한국의 젊은 여성작가가 그 비밀을 캐가는 과정에서 끔찍한 진실이 드러난다. 최초 베트남 정부의 공식허가를 받아 현지에서 제작한 합작영화이기도 하다.

<라따뚜이> 는 이제 애니메이션의 명가가 된 픽사의 신작. 감독 브래드 버드는 전작 <인크레더블> 로 실력을 증명한 바 있지만 매니아 팬들은 그의 연출 데뷔작 <아이언 자이언트> 를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손꼽을 만한 걸작으로 꼽는다.

감독의 꼼꼼한 연출 솜씨와, <토이스토리> 이후 내놓는 작품마다 교재 리스트에 올려야 될 만큼 완벽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내는 픽사의 탁월한 이야기가 결합한 명품이다.

명감독들의 신작이 한꺼번에 소개되는 것도 눈길을 끈다. 데이빗 린치의 <인랜드 엠파이어> 는 할리우드 배우로 출세를 꿈꾸는 여배우가 작은 영화에 출연하게 되면서 원작의 주인공과 비슷한 운명에 빠지게 된다는 이야기.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 는 평화로운 삶을 살던 미국 시골남자가 어느날 강도사건을 막아낸 뒤 서서히 폭력에 물들게 되는 과정을 통해, 라스폰트리에의 <만덜레이> 역시 미국 남부지방으로 간 주인공이 흑인들의 노예생활을 벗어나게 해주려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각각 폭력적인 미국 역사와 문화를 비판한다.

이윤정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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