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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유혹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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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유혹의 기술

입력
2007.07.2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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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린/이마고'성녀형 카리스마' 에바 페론… "세상 모든 것은 유혹이다"

1952년 7월 26일 아르헨티나의 ‘영원한 퍼스트 레이디’, ‘에비타’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에바 페론이 33세의 젊은 나이에 자궁암과 척수백혈병으로 사망했다. 뮤지컬과 영화로 만들어진 ‘에비타’의 저 유명한 주제곡 ‘Don’t Cry For Me Argentina’의 그 여인이다.

시골에서 소실의 딸로 태어나 14세에 홀로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상경, 밑바닥 생활을 하던 에바는 라디오 성우로 일하다 25세 때 육군 대령 후안 페론(1859~1974)을 만나 결혼하면서 인생의 방향이 바뀐다. 후안 페론은 1946년 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자신의 불우한 과거를 잊지 않던 에바는 남편보다 전면에 나서 하층민과 여성을 위한 사회정책을 편다.

수많은 학교와 노동자ㆍ노인을 위한 집을 짓고, 나병ㆍ매독 환자들을 위문하고 그들에게 입맞췄으며, 상류층을 위한 국가예산은 삭감했다. 소위 대중영합적 포퓰리즘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페로니즘이다. “나 역시 여러분과 같은 하층민 출신입니다. 나는 온몸을 바쳐 여러분 모두를 미래의 행복으로 이끄는 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나를 밟고 지나가세요.”

<유혹의 기술> 은 에바를 본격적으로 다룬 책도, 정치적으로 그 공과를 평가하는 책도 아니다. 그녀를 포함해 클레오파트라부터 저우언라이(周恩來)와 케네디까지, 역사상의 인물들을 9가지 유형의 ‘유혹자’로 분류하고, 유혹의 24가지 전략ㆍ전술을 소개한다.

에바는 열정적 신념을 가진 ‘성녀형 카리스마’의 유혹자다. 유혹이라는 코드로 역사상의 사랑ㆍ경영ㆍ정치 게임의 사례들을 분석한 셈인데,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인데도 흥미를 자극하는 서술과 적절한 인문학적 인용 등으로 언제든 펼쳐 읽는 재미가 크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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