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우정을 쌓던 펜팔 친구가 30년 만에 만났다.
대교의 미주법인 박준희(43) 소장과 미국 메릴에 사는 데비 메르켈(42ㆍ여)이 펜팔을 시작한 것은 1977년. 각각 13세, 12세의 소년, 소녀였던 둘은 82년까지 소식을 주고 받았으나 박 소장이 입대하면서 연락이 끊겼다.
7년 전 미국에 온 박 소장은 8일 세미나 참석차 위스콘신주 매디슨에 출장갔다가 문득 데비를 찾고 싶어졌다. 지도에서 메릴이라는 도시를 보는 순간, 데비가 살던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전화번호부에서 데비 스미스(데비 메르켈의 어릴 때 이름)의 번호를 찾기 시작했다.
메릴에 살고 있을지, 남편 성으로 바뀌었을지 의문이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통 정도 전화하고 음성 메시지도 남겼다. 그리고는 1시간 뒤 전화가 걸려왔다. 기억을 더듬으니 펜팔 친구가 맞았다. 데비는 싱글 앨범을 내는 등 유명 가수가 돼 있었다.
다음날 박 소장은 데비를 찾아갔고 그곳에서 옛 편지와 사진, 기념품 등을 보며 추억을 나누었다. 둘은 각자의 아이들이 펜팔로 부모의 인연을 잇게 하자고 약속했다.
박 소장은 “펜팔을 하면서 언젠가는 미국에 가서 친구의 동네가 실제로 어떤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뉴욕=장인철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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