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쉬어라.'
기업들 사이에서 '잘 쉬어야 일도 잘한다'는 선진국형 휴(休)테크 개념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직장인들의 여름 휴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철강, 정유, 광고, 유통 등 각 업계에서 아이디어 휴가제, 집중 휴가제, 리프레시 휴가제 등 다양한 휴가 제도가 도입돼 10일 이상 쉬는 장기 휴가가 부쩍 늘었다.
조선업계는 업종 특성상 직원 휴가도 화끈하게 제공한다. 찜통 더위 속에 수 천도에 달하는 '쇳물' 앞에서 작업해야 관계로 일반 휴일을 반납하는 대신 여름 휴가를 몰아서 쓰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노사합의에 따라 하기 집중휴가제를 실시한다.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식목일, 회사창립일에 정상 조업을 하는 대신 여름 휴가와 추석 휴가를 각각 16일, 9일간(토ㆍ일요일 포함) 쉰다. 현대중공업은 현충일과 제헌절에 정상 조업하는 대신 휴가기간을 연장하고 여기에 특별휴가 하루를 붙여 27일부터 12일간 휴가를 줄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연월차와 별도로 4일간 여름 휴가를 쓸 수 있는데, 여기에다 연차일수를 포함해 최대 2주까지 쉴 수 있도록 배려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부터 여름 휴가 4일에 연월차 5일을 덧붙여 최대 13일을 연속해 쉴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이 달 초~9월 말을 집중 하계 휴가기간으로 정하고 임직원들에게 리프레시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색 휴가제도를 운영해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기업들도 많다. 현대제철은 올 여름 '이(異) 문화 체험' 휴가를 떠날 직원들을 모집 중이다. 다양한 부서와 직급으로 구성된 여행팀 중 매달 1~2개 팀을 선발해 해외여행 비용과 여행자 보험 등을 지원해 준다.
광고회사인 제일기획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중요한 업계 특성을 고려, 직원들이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 휴가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오지 탐험, 단기 연수, 세대 연구 등 개인별로 경험하고 싶은 테마를 골라 2주에서 최대 2개월까지 세계 각지로 떠날 수 있다.
대림산업은 14박15일간 유럽 배낭여행 기회를 제공하는 '선진문화 탐방 휴가제'를 운영 중이며, 삼성물산은 휴가기간 공연 관람 비용과 도서 구입비 등을 지원하는 '아이디어 버케이션'을 도입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