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사실상 KIA의 에이스 노릇을 하고 있는 2년차 우완 윤석민(21)은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윤석민은 24일 롯데와의 홈 경기 전까지 모두 10차례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고도 4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2점 대의 수준급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사실만 봐도 윤석민이 얼마나 승운이 따르지 않았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윤석민이 등판할 때마다 물먹은 솜처럼 침묵하는 팀 타선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윤석민은 전반기에만 무려 12패를 기록했다. 당연히 올시즌 최다패의 불명예도 윤석민의 몫. 이제 질기딘 질긴 악연과 이별을 고하는 것일까. 윤석민이 후반기 첫 선발 등판인 24일 롯데전에서 눈부신 피칭으로 자신의 5연패와 팀의 롯데전 8연패 사슬도 끊었다.
윤석민은 이날 6과3분의2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따내며 11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도 2.91에서 2.82로 끌어 내리며 한화 류현진(2.84)을 제치고 이 부문 2위로 뛰어 올랐다.
장성호와 심재학 홍세완 등 부상병들이 속속 복귀하며 제 모습을 갖춘 팀 타선도 모처럼 윤석민에게 화끈한 화력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0-1로 뒤진 4회 집중 5안타와 상대 실책 2개를 묶어 4점을 뽑은 호랑이 타선은 8회 2점을 보태며 쐐기를 박았다.
톱타자 이용규는 3안타 1타점의 맹타로 공격의 첨병 노릇을 톡톡히 했고, 4번 최희섭은 한국 무대 복귀 후 첫 3경기 연속 멀티 히트(시즌 6번째)를 때려내며 타율을 3할1푼8리까지 끌어 올렸다. 7-2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린 KIA는 서머리그 4승1패로 첫 단독 1위로 나섰다. 페넌트레이스 성적도 7위 롯데에 3.5게임차로 따라 붙으며 탈꼴찌의 발판을 마련했다.
잠실에선 두산이 삼성을 5-2로 꺾고 연패에서 벗어났다. 5번 최준석은 1회 좌전안타로 통산 4번째 팀 2만7,000안타를 자축했고, 마무리로 복귀한 정재훈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고 19세이브를 따냈다. 삼성은 3연승 끝. 한편 인천 SK-현대, 대전 한화-LG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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