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인질을 억류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탈레반 무장세력 지휘관 압둘라 잔의 대변인이 24일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 통화에서 “한국 인질 가운데 1명이 아프다. 그에게 약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히면서 피랍자 가족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고통스런 피랍 생활이 길어질 경우 환자가 더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환자의 신원을 밝히진 않았지만 출국 전 피랍자들의 건강 상태나 가족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이 대변인이 언급한 환자가 김지나(32ㆍ여)씨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대 컴퓨터 애니메이션 강사인 김씨는 출발 직전 미니홈피에 “몸이 안 좋은 가운데 떠납니다. 팀원에게 짐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는 글을 남겼다. 김씨 가족도 “지나가 출국 며칠 전부터 허리가 많이 아프고 눈이 충혈돼 응급조치까지 받고 갔다”고 말했다. 열악한 억류 생활 탓에 허리가 좋지 않은 김씨의 상태가 악화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김씨와 피랍자 가족들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차성진(30) 피랍자가족대책위원장은“환자 발생 소식에 걱정이 크지만 꾹 참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외신이 피랍자 석방 가능성을 잇따라 전하면서 탈레반이 인질 중 여성이나 환자를 먼저 석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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