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적 경영 컨설팅社들 "샌드위치 위기론에 위축 말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적 경영 컨설팅社들 "샌드위치 위기론에 위축 말라"

입력
2007.07.25 14:14
0 0

세계 유수의 경영컨설팅 업체들은 한국 경제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힘겨운 입장에 있는'샌드위치 위기론'에 대해 지나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한국 기업들이 현재의 위기상황을 넘어 재도약하려면 미래 수요에 대응한 신산업 창출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만일 한국 경제가 5년 내 활로를 찾지 못할 경우 심각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롤랜드 빌링어 맥킨지 서울사무소 대표는 24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하계포럼'에 참석, "샌드위치 위기론의 근원은 한국이 엄청난 인건비 인상에도 불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생산성이 가장 낮다는 데 있다"며 "인건비 증가는 한국경제의 저효율 원인이 되고, 결국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위기를 맞는 직접적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빌링어 대표는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돼버렸다"며 "사이즈와 성장이 영업성과로 직접 연결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들은 우선 규모를 키워야 하며 경쟁력을 높일 기술 개발 투자와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기업들이 미래 수요에 대응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기 위해 구체적인 글로벌 전략을 세우고 중국과 일본의 벽을 넘어 더 넓은 세계시장을 찾아 나갈 때 '위기론'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와까마츠 요시히토(若松義人) 일본 컬만 컨설팅(CUMS) 대표는 "샌드위치 위기론의 실체는 한국산업의 경쟁력이 일본과 중국에 비해 뚜렷한 비교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급증하는 동시에 미국 등 선진국의 개방 압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한국산업의 경쟁력은 이렇다 할 특징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의 고성장은 단순 노동집약적 상품의 수출뿐 아니라 숙련집약도가 높은 산업에도 기초하고 있어 한국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며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들은 자본집약적 사업체일수록 부진한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이 자본이나 숙련노동 등에서 중국과 차별성을 획득하는데 실패한다면 5년 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며 "자본과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고 기업들이 자본과 숙련노동을 축적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니 리 베인&컴퍼니 아시아 대표는 "샌드위치 위기론은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얘기가 아니며, 결국 문제는 기업이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기술 개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데 있다"고 말했다. 리 대표는 "최근 위기론의 근원지인 삼성전자가 구조조정의 결단을 내린 것은 많은 기업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기론은 엄연히 지난 10년간 상존해왔고, 한국경제가 실제로 추락해 재앙이 오기 전까지 이 같은 경각심은 오히려 기업들을 분발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결국 위기론의 종착지는 기업을 이끄는 최고경영자(CEO)가 변화와 혁신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을 통해 어떻게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원장도 위기론의 실과 허를 제대로 파악, 이를 잘만 활용하면 오히려 기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영국과 독일, 프랑스 사이에 낀 벨기에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등 베네룩스 3국은 '원조 샌드위치'지만, 이웃 강대국들보다 소득이 높다"며 "샌드위치라는 약점을 활용해 이들보다 먼저 개방하고 세계로 나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의 발전이 우리 기업에는 위협이었으나 한국 경제에는 도움을 줬다"며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고 정치와 사회 불안, 정부 규제, 반시장ㆍ반기업 정서 등을 해소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귀포=장학만 기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