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80위로 객관적 전력에서는 한국에 열세다. 역대 전적에서 5승9무2패로 앞서 있고 1984년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LA올림픽 예선 이후 23년간 무패 행진(2승4무)을 벌이고 있음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한국은 결정적인 순간 이라크의 벽을 넘지 못한 전례가 두 차례 있다. 마지막 패배를 당했던 84년 LA 올림픽 예선에서 0-1로 덜미를 잡히며 본선 진출이 좌절됐고,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 내용적으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 결정력 부재를 해결하지 못하며 0-1로 패퇴, 병역 혜택을 놓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눈물로 적신 바 있다.
지난달 29일 친선경기에서 3-0으로 완파했지만 그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당시 이라크는 한국에 도착한지 얼마되지 않아 체력적 부담이 큰 상황이었고, 선수들의 손발을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조별리그에서 유럽 빅리거가 즐비한 호주를 3-1로 완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준결승에서 베트남을 2-0으로 꺾는 등 4강까지 오는 과정도 한국에 비해 매우 순탄했다. 8강전 이후 한국보다 휴식을 하루 더 취해 체력적으로도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경계 대상은 간판 골잡이 유니스 마흐무드(알 가라파). 베트남전 두 골을 포함, 이번 대회 3골을 기록하고 있고 2004년 중국 대회 때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중동 라이벌전에서 결승골을 뽑아내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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