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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동연설 연기할 지경인 한나라당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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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합동연설 연기할 지경인 한나라당 경선

입력
2007.07.24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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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오늘로 예정된 경선후보 광주 합동연설회를 연기했다. 22일 제주합동연설회에서 이명박ㆍ박근혜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까지 빚은 과열 분위기가 가장 큰 이유다.

부산(26일), 울산(27일) 등 후속 연설회가 모두 순연됐다는 점에서 아프가니스탄 인질사태에 국민의 이목이 쏠림에 따른 '흥행 저조' 우려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3,000명 정도가 들어가는 광주 연설회장에 1만 명 이상의 지지자들이 몰려들 경우 질서 유지가 불가능하다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판단은 제주연설회의 꼴불견으로 보아 조금도 틀리지 않다.

이ㆍ박 후보 지지자들의 신경전이 욕지거리와 멱살잡이, 발길질이 난무하는 싸움판으로 흘렀으니 앞으로 이런 사태를 막을 근본적 장치를 마련하지 못하는 한 다른 지역의 연설회도 모두 연기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불가피해 보인다.

정당의 행사, 그것도 대선후보 선출이라는 잔치를 앞둔 연설회가 어느 정도 열기를 띠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지 후보 이름이나 구호를 외치는 '목청 싸움'이나 피켓을 흔드는 정도의 '팔심 싸움'을 넘어 물리적 폭력을 동반한 진짜 싸움으로 간다면, 그것은 과거의 폭력적 정치행사를 연상시키는 작태일 뿐이다.

광주 연설회 연기 결정을 두고는 박 후보 측 불만이 컸다고 한다. 검증공방과 TV토론회, 제주연설회 등의 효과가 조금씩 드러나 박 후보가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고 있는 흐름을 끊지 말라는 이유다.

그러나 내부 싸움질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유권자들의 지지 열기가 식어가 공멸 가능성이 커진다면 눈 앞의 지지율 격차 변화 따위에 사로잡힐 일이 아니다.

연설회에서의 공방은 아무리 치열해도 좋다. 다만 그 공방은 후보들의 '깨끗한 입'으로만 이뤄져야 한다. 상대방의 허점을 정확히 파고들되, 언어 상식에 맞는 정중한 말로 해야 한다.

그에 앞서 스스로의 정책과 비전을 펼쳐 보이는 데 더욱 힘써야 한다. 광주 연설회 연기를 계기로 그런 기초를 새로 다져야만 '축제 같은 경선'을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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