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의 사나이’ 이동국(28ㆍ미들즈브러)이 종아리 부상으로 15일(이하 한국시간) 열리는 2007 아시안컵축구 4강 이라크전 출전이 불투명해졌다. 이번 대회에서 깊은 골 침묵에 빠져 있는 한국 공격진에 설상가상의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동국은 23일 오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외곽 페탈링자야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대표팀 회복훈련장에 오른쪽 눈두덩에 반창고를 붙이고, 왼쪽 종아리에는 얼음 팩을 동여맨 채 도착했다. 이동국은 전날 이란과 8강전 전반에 상대 선수와 부딪히면서 오른쪽 눈두덩이 근처가 1.5㎝ 가량 찢어지고 왼쪽 종아리에 심한 타박상을 당했다.
대표팀 주치의 임영진(경희의료원 신경외과) 박사는 “일반인의 경우 회복에 사흘 정도 걸리지만 축구 선수는 땀을 많이 흘려 닷새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헤딩을 하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임 박사는 또 “눈 부위 상처보다 더 심한 것은 왼쪽 종아리 부상”이라며 “축구화 뒤축에 찍히면서 근육이 밀려 모세혈관이 파열됐고 찰과상도 깊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동국은 최주영 의무팀장과 함께 그라운드 주변을 돌면서 가볍게 스트레칭과 걷기로 재활훈련을 했다.
이라크와의 결전이 눈앞에 닥쳐 있는 만큼 이동국의 출전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이동국의 부상악재는 득점 빈곤을 보이고 있는 대표팀 공격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보여 핌 베어벡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4경기를 치러 3골에 그친 빈곤한 득점력을 보였다. 특히 최전방 스트라이커들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번갈아 선발 출전하고 있는 이동국과 조재진(시미즈)은 아직까지 골 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스트라이커들의 부진에 이동국의 부상까지 겹쳐 입지가 더욱 좁아진 공격진에 베어벡 감독이 어떤 전술변화를 꾀할지 관심을 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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