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인간의 뇌 단백질이 조작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치매와 간질 같은 주요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서울대 김상정, 김전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기억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세포막 단백질인 대사성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1형(metabotropic glutamate receptor type1ㆍmGluR1)을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기억은 시냅스라는 신경세포의 반복된 활동에 따라 형성되는데 mGluR1가 시냅스의 활동을 감지하는 중심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mGluR1을 제거한 실험 동물은 새로운 것을 기억하고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김상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신경세포 속 칼슘농도가 높아지면 mGluR1의 신호가 조절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앞으로 mGluR1을 자유 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냅스 활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스위치 중 하나인 mGluR1을 조절하면 기억과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효과를 얻을 것”이라며 “mGluR1은 간질, 약물중독, 통증, 뇌졸중 등 주요 뇌질환과도 관련이 깊어 mGluR1을 제어한다면 이들 질환의 치료법에 새로운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논문은 세계 최고 생물학 관련 학술지인 ‘뉴론’(Neuron)지 7월19일자에 실렸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