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산악부 출신의 오은선(40ㆍ영원무역)씨가 한국 여성산악인 사상 최초로 세계 제2의 고봉 K2(8,611m) 정상에 우뚝 섰다.
'2007 한국 K2여성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오 대장은 한국시간으로 20일 오후 7시30분쯤 K2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을 무전교신을 통해 베이스캠프로 알려왔다. 아시아 여성산악인으로는 지난해 일본인 유카 고마츠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등정은 원정대를 꾸리는 것부터 정상에 오르는 전 과정이 여성산악인 주축으로 일궈낸 것이라 더욱 뜻깊다. 지난달 15일 인천공항을 떠나 한 달여 만에 거둔 쾌거.
4명의 등반대원 가운데 정상에 오른 오 대장과 8,000m에 위치한 캠프4까지 함께 오른 김선애(30ㆍ홍익대 산악부 OB) 대원, 베이스캠프에서 날씨와 각종 소식을 전달했던 김진아(29) 대원 등 여성들이 맹활약했다. 사진촬영을 담당하며 캠프2까지 진출한 백동민(26ㆍ수원대 산악부 OB) 대원이 유일한 남성이었다.
지난 16일 첫 정상 공격을 위해 베이스캠프(5,100m)를 나선 원정대는 다음날 캠프2(6,800m)까지 진출할 계획이었지만 폭설로 인해 캠프1(6,000m)에서 하루를 머물러야 했다.
18일 날씨가 맑아지자 원정대는 12시간 만에 캠프2를 넘어 캠프3(7,500m)까지 올라 하루 쉰 것을 만회했다. 19일 캠프4(8,000m)에 도착한 원정대는 강한 바람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2시간 이상 늦은 20일 새벽 1시20분 정상 공격에 들어갔다.
하지만 K2는 그 위용을 쉽게 드러내지 않았다. 갑자기 정상 부근에서 짙은 구름이 퍼진 데다 거센 바람으로 14시간의 사투를 벌인 끝에 비로소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2003년 맥킨리(6,149m)와 2004년 에베레스트(8,850m) 단독 등정, 2004년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등 '한국 여성 최초'라는 기록을 여러 개 갖고 있는 오 대장은 "K2 정상에 첫발을 내딛고 싶었던 꿈이 실현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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