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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16, 5번째 추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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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16, 5번째 추락 왜?

입력
2007.07.23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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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야간 비행훈련 중 서해 상공에서 실종된 공군의 2인승 KF-16 전투기는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사는 모두 숨진 것으로 보인다. KF-16은 지금까지 모두 5대가 추락했지만 조종사가 사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은 22일 “전투기가 이륙한 충남 서산 기지 인근 해안에서 서쪽으로 90㎞ 떨어진 서해상에서 기체 및 조종사 비상탈출용 사출(射出) 좌석의 잔해 일부를 발견했다”며 “해상 추락으로 조종사 2명은 순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기 앞 좌석에는 박인철(27) 대위가, 뒷좌석에는 교관 조종사 이규진(38) 중령이 타고 있었다.

공군은 조사위원회를 구성, 사고 당시 함께 편대비행을 한 후 귀환한 KF-16 조종사와 관제탑간 교신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기체 잔해나 블랙박스, 시신 회수 작업도 서두르고 있으나 조사결과 발표에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공군 관계자들은 전투기가 야간 비행 중 추락했다는 점을 들어 조종사가 하늘과 바다를 혼동하는 ‘비행착각’(vertigo)이 사고원인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비행착각은 비행 중 가속도 등에 의해 생기는 인체평형기관의 감각이나 착시 현상을 실제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현상이다.

특히 해상을 비행할 때는 항공기의 위치를 참고할 지형지물이 거의 없는데다 해상의 선박 불빛을 별빛으로 오인하기 쉽다. 2005년 7월 F-5F 제공호와 F-4E 팬텀기의 연쇄 추락 사고가 비행착각에 의해 발생한 경우로, 당시에도 조종사 4명이 모두 숨졌다.

지난 2월 KF-16 추락과 유사한 엔진 정비 불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사고는 정비 지시까지 받고도 엔진 부품을 고치지 않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어서 충격을 줬으며, 사고 책임을 지고 참모총장이 옷을 벗었다.

KF-16은 1994년 12대를 미국에서 직도입한 뒤 2, 3차 조립ㆍ면허생산을 거쳐 2000년 도입을 완료한 공군의 주력전투기로, 현재 130여 대를 운용하고 있다. 1톤 단발 엔진에 길이 15.3m, 기폭 10m, 최대 속도 마하 2.0, 전투행동반경 805㎞이며, 대당 가격은 4,300만 달러(400억원)이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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