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포지티브로 간다.”(이명박 캠프)
“이제부터는 국민 검증이다.”(박근혜 캠프)
한나라당 검증청문회를 마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박근혜 전 대표 측은 20일 전혀 다른 깃발을 들고 남은 한 달간 열전에 돌입했다. 박관용 당 선관위원장은 화합과 공정 경선을 주문했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하루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경선과정에서 도를 넘는 악의적 네거티브와 불법 선거에 대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두 캠프가 서로의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과 무분별한 공방으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있다”며 “금도를 벗어난 공방으로 날을 지샌다면 어느 국민이 우리에게 표를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위원장은 인터넷 및 합동연설회 등에서의 특정 후보 비방, 흑색 선전, 인신 공격, 지역감정 조장 행위 등을 집중 단속 대상으로 거론한 뒤 “일벌백계를 해서 모자라면 백벌백계를 해서라도 철저히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전 시장 캠프는 “네거티브를 하지 않고 정책으로 차별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장광근 캠프 대변인은 “검증청문회를 통해 이 전 시장에게 덧씌워져 있던 의혹을 말끔히 걷어낸 만큼 이제는 서로 용서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증 공세가 지나칠 경우 마냥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태도다. 박형준 공동대변인은 “우리는 어디까지나 포지티브”라면서도 “다만 박 전 대표 캠프가 끝까지 네거티브로 나오면 전면대응을 검토해야 한다는 기류가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측의 칼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박 전 대표 측은 검증청문회가 이 전 시장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 데 실패했다고 판단, 언론이나 시민단체 등을 통해 계속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경환 캠프 종합상황실장은 “당 검증위가 오히려 의혹만 키웠다”며 “검증은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무성 조직총괄본부장은 “(이 전 시장 캠프의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당직과 캠프직 중 하나를 택일해야 하고, (이 전 시장의 형인) 이상득 의원은 당 최고ㆍ중진 연석회의에 더 이상 참석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고진화 후보 사퇴
한편 고진화(사진) 의원은 이날“경선이 주요 주자 중심으로 기만적이고 정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들러리는 서지 않겠다”고 후보직을 사퇴했
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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