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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 위에 삼성전자

입력
2007.07.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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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휴대폰 시장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노키아다. 삼성전자는 매출액 판매량 영업이익 평균판매단가(ASP) 등 모든 분야에서 모토로라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토로라는 19일(현지시간) 올 2분기 3,041억원(3억3,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휴대폰 판매도 3,550만대 그쳐 전분기에 비해 22% 감소했으며, 매출액 역시 3조9,140억원(42억7,300만달러)으로 21%나 줄었다.

이는 삼성전자가 2분기에 달성한 매출액 4조2,300억원 판매량 3,740만대 영업이익 3,500억원 등의 실적과 비교되는 수치다. 시장점유율 면에서도 삼성전자가 14.1%를 차지, 13.5%의 모토로라를 앞설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과 판매대수 두 부분에서 모토로라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토로라의 실적 부진은 '레이저' 이후 뚜렷한 히트 모델이 없는데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의 판매부진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레이저 후속작인 '크레이저'의 판매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 실정이어서, 모토로라의 부진행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종래의 프리미엄 일변도 전략에서 벗어나 중저가 시장인 중국과 동남아 남미 등 신흥지역에서의 판매를 확대, 모토로라를 밀어내고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의 2위 탈환에 성공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올 초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의 수장을 맡은 최지성 사장의 효과가 서서히 그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지성 사장은 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3GSM 세계회의'에 참석, "노키아가 하고 있는 (세계 1위) 수준을 우리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며 "노키아를 깰 비책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 최종타깃이 노키아임을 언급한 바 있다.

삼성전자에 밀린 모토로라는 뮤직폰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소니에릭슨과 LG전자마저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소니에릭슨의 2분기 휴대폰 매출은 전분기 대비 9.4% 증가한 3조8,417억원(41억9,300만달러)을, 판매대수는 14.2% 늘어난 2,490만대를 각각 기록했다.

LG전자도 2분기 휴대폰 분야에서 매출은 전분기 대비 15.1% 증가한 2조7,092억원을, 판매대수는 분기 사상 최고치인 1,910만대를 각각 기록하는 등 호전된 경영실적을 거뒀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는 모토로라는 최근 구조조정 범위를 당초 3,500명에서 7,500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며, 2분기에만 약 2,100명에 달하는 인원을 구조 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모토로라의 휴대폰 실적은 상반기에 비해 다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휴대폰 사업에서 수익성을 거두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의 격차는 2분기보다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세계 1위 업체인 노키아의 2분기 판매량은 9,9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달 2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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