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부인이자 현 상원의원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54ㆍ사진)가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페르난데스는 이날 고향인 라플라타 시내의 극장에서 남편을 비롯해 각료, 연방의원 등 1,7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0월 대통령 선거에 집권당인 페론당 후보로 출마한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 의원은 내년 미국 대선의 유력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과 여러모로 닮아 ‘남미의 힐러리’란 별명을 갖고 있다.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로 활동했으며 남편이 주지사를 거쳐 대통령 당선되기까지의 내조 등 아주 흡사한 정치 역정을 밟아왔다.
1989년 지방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한 그는 인권, 여성 문제에 관심을 보여 왔다. 결혼 후에도 결혼 전 성(姓)인 페르난데스를 사용하는 데서 알 수 있듯 독립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행실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페르난데스는 오직 한 브랜드의 생수를 마시고 유명 디자이너의 옷만 선호할 만큼 패션에 지나치게 민감해 대외적 이미지에만 집착한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과거 아르헨티나에서는 퍼스트레이디가 대통령직을 승계한 전례가 있지만 선거를 통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아르헨티나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부부가 잇따라 대통령에 오르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1974년 후안 도밍고 페론의 세번째 부인인 이사벨 페론은 남편이 사망한 뒤 대통령직을 이어 받았다. 페르난데스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5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 ‘부부 대통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