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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0여명 아프간서 피랍/ 한국 개신교 유별난 선교 열망에 외국서 마찰 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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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20여명 아프간서 피랍/ 한국 개신교 유별난 선교 열망에 외국서 마찰 잦아

입력
2007.07.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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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은 새로운 곳에 가면 식당을 열고 일본인은 공장을 만들며, 한국인은 교회를 세운다."

한국 개신교의 해외선교 열기를 잘 나타내주는 말이다. 정부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의 거듭된 경고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개신교 단체들은 중동 지역을 비롯해 끊임없이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의 선교 열망이 어느 나라 기독교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이는 1970,80년대 전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신자수가 급증했던 개신교의 성장을 배경으로 한국 경제가 발전하고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1979년 93명의 불과했던 한국의 해외파송 선교사 수는 이미 지난 2004년 현재 전세계 160여국, 1만2,000명을 넘어 미국의 4만6,000여명에 이어 세계 2위에 달했다. 현재 개신교에서는 교파에 관계없이 수백개의 선교단체, 교회가 각각 해외선교에 나서고 있어 집계조차 어려울 정도이다.

이번 분당샘물교회 신자들의 아프가니스탄 행 목적은 의료봉사와 유치원 어린이 사역으로 알려졌다. 한기총 선교국장 박요셉 목사는 "분당샘물교회 신자들은 담임목사인 박은조 목사가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북한동포돕기 활동을 주로 하는 한민족복지재단과 연결해 아프간에서 단기로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므로 선교활동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예수의 복음 전파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독교 NGO활동의 일환으로 사랑을 베푸는 봉사활동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을 신봉하는 중동지역 국가들이 타 종교의 진출을 거부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예수를 믿으라"고 선교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봉사활동이 선교를 대신한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중동 국가들에서는 선교비자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인 선교사들은 학생이나 사업가 등의 신분으로 일하면서 조심스럽게 선교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선교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은 한편으로 신앙심이 깊기도 하지만 다른 시각에서 보면 선교방식이 정복주의적, 배타주의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지난해 국내 민간 기독교단체가 정부의 테러 경고에도 불구하고 1,3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로 강행하려 했던 '2006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92년 국내 굴지의 한 교회는 국교가 러시아 정교인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대규모로 '모스크바 부흥집회'를 열려다 러시아 당국의 요구로 개최장소를 변경해야 했다.

개신교 신자들의 아프간행 목적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아프간인들을 기독교로 개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른 종교를 열등한 것으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비하하는 종교적 배타주의로 비칠 수 있다.

한국 개신교에 배타주의적 성향이 강한 것은 과거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선교과정에서 이런 문제들을 느끼고 극복한 유럽의 기독교와 달리 제국주의적, 근본주의적 속성이 강한 미국 기독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소장은 "종교인이 선교를 위해 국경을 넘는 것은 신앙의 주요 요소로 그런 행동 자체의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러나 선교는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비인간적인 것들을 극복하는 신앙운동이어야 하며 이런 점에서 한국 개신교의 선교활동은 지나친 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제평화운동 참가 등 건강한 목적의 선교를 하는 단체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소수이다.

한편으로 왕성한 해외선교는 국내에서 신자수가 감소하고 사회적 신망이 떨어지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도 해석된다. 김 소장은 "해외선교가 국내의 신앙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건강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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