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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빼돌려 그녀가 한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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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빼돌려 그녀가 한 일은…

입력
2007.07.21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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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한 명품이 1톤 트럭 한 대 분량이 넘어요. 명품점을 차려도 될 정도였어요.”

20일 공금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강원 평창군 농협 여직원 A(26)씨의 집을 압수수색한 경찰 관계자는 혀를 내둘렀다. A씨 집은 발리 구찌 루이뷔통 프라다 샤넬 등 세계적인 명품 의류는 물론 옷 신발 구두 액세서리 가방 벨트 등이 빼곡히 차있어 마치 ‘명품 백화점’을 방불케 했다.

A씨의 명품 구입에 사용된 돈은 다름아닌 농협에 입금된 각종 세금들. 경찰에 따르면 세금 수납 담당인 A씨는 입사 1년 후인 2004년 4월 1,000만원의 결손금이 생기자 이를 메우기 위해 300만원의 공금에 손을 대면서 범죄의 수렁에 서서히 빠지기 시작했다. 입금된 돈을 빼낸 후 매월 말에 다른 공금으로 돌려 막는 수법으로 입금 담당자들을 감쪽같이 속였다.

A씨는 점점 대담해졌다. 지난달 27일에는 K에너지로부터 산림청 입금 의뢰를 받은 농어촌구조개선 특별회계자금 340여만원을 입금하지 않고 생활비로 쓰는 등 12일까지 3년여 동안 44회에 걸쳐 무려 12억5,580여만원을 빼냈다. 횡령한 돈 가운데는 국세와 도세 등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A씨가 이렇게 빼낸 돈으로 주말마다 서울의 유명백화점에서 구입한 명품 의류는 900여점, 가방과 구두는 각 100여점에 이른다는게 경찰 설명이다. A씨 집에서는 명품 의류 500여점이 가격표를 떼지도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결혼을 앞두고 있으며, 결혼상대자도 낭비벽이 심한 점을 우려하고 있었다”며 “부모에게는 애인이 사줬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평창=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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