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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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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

입력
2007.07.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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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문학동네교복의 나날, 우상의 추억

영화배우 이소룡(李小龍)이 1973년 7월 20일 유작이 된 ‘사망유희’ 촬영 중 33세의 젊은 나이에 급사했다. ‘당산대형’ ‘정무문’ ‘맹룡과강’ ‘용쟁호투’에서 그가 보여준 날렵하면서 강인한 근육질, 반항적이다 못해 니힐해 보이는 눈빛과 표정, 무엇보다 그가 창안한 절권도의 저 매혹적이면서도 가공할 몸놀림.

“이소룡처럼 살고 싶다는 욕망, 아니 이소룡이 되고 싶다는 욕망. 과장되게 말하자면, 이 욕망이 내 교복의 나날을 견디게 해주었다. 난 그 국화빵의 시절을 이소룡 스타일에 대한 집념으로 통과해냈다.”

시인ㆍ영화감독 유하(44)는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 (1995)에서 이렇게 말한다. 1996년 그가 시집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으로 김수영문학상을 받고 인터뷰에서 “영화 공부를 하고 있다” 했을 때, 몇 년 후 시집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문학기행을 가서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촬영중이라 들었을 때, 기자는 내심 “커다란 문학의 재능이 또 영화로 가나” 하는 안타까움 비슷한 심정을 가졌었다. 하지만 그가 2004년 만든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를 보고 그 안타까움은 씻은듯이 사라졌다.

유하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이소룡이라는 아이콘으로 1970년대 한국의 젊음을 완벽하게, 시적으로(!) 되살렸다. 폭압적 사회가 낳을 수밖에 없었던 폭압적 학교, 이소룡을 흉내내는 권상우를 보면서 “바로 내 모습이었다”고 공감하지 않을 40대 중반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때 이소룡은 그들의 출구였고, 지금은 추억의 힘이 됐다. 영화에서 권상우는 쌍절곤으로 학교 유리창을 박살내며 절규한다. “대한민국 학교 다 XX라 그래!” 지금 우리 학교는 안녕한가?

하종오기자 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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