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에서 은퇴한 왕년의 지도자들이 ‘엘더스’(the Eldersㆍ원로)이란 이름으로 다시 모였다.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18일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자신의 89회 생일 축하 잔치에서 ‘엘더스’ 그룹을 출범시켰다. 만델라 대통령은 “국가와 인종, 종교를 초월한 경륜과 도덕적 용기를 통해 지구촌을 더욱 평화롭고 살 만한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재벌인 리처드 브랜슨이 창안해 추진된 이 모임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코피 아난 전 유엔사무총장,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먼드 투투 주교, 유엔 난민고등판무관(UNHCR)을 지낸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 석 달전 은퇴한 리쟈오싱(李肇星) 전 중국 외교부장 등이 참여했다.
멤버 상당수가 노벨상을 수상했거나 한 때 국제 무대를 주름잡았던 거물급 인사들이다. 이들은 이날 과거 정치범들이 수감됐던 컨스티튜션 힐에 모여 만델라의 생일을 축하했다.
가난과 전쟁 등 전 지구적 위기를 해결하고 평화를 증진하면서 차세대 지도자를 지원하는 역할을 해나간다는 게 이 모임의 모토. 만델라 전 대통령은 “회원들은 더 이상 선거에서 승리해야 할 필요도 없고 만족시켜야 할 지역구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지구촌의 어두운 부분에 빛을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회원 상당수가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비판적인 인사들이란 점도 눈길을 끈다. 참여자들은 그러나 ‘원로들’이 특정 이데올로기나 정치적 편향에 따라 좌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건전한 판단과 헌신, 용기를 통해 ‘원로들’의 위대한 잠재력이 현실화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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