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기간 가장 혹사당하는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 평소보다 스트레스는 줄지만 갑자기 늘어난 활동량으로 힘들어지는 몸의 부위 중 장시간 운전과 길어지는 야간 활동, 수영장 물과의 접촉으로 피로도가 커지는 것이 바로 눈이다. 눈 건강에 신경 쓰지 않는 휴가는 이후 눈병과 시력 저하라는 후유증을 가져올지 모른다.
휴가를 떠나는 시점부터 눈의 혹사는 시작된다. 운전 중 알게 모르게 접촉하는 배기가스와 오랜 운전으로 인한 눈의 피로는 피할 수가 없다.
김봉현 씨어앤파트너안과 원장은 “배기가스의 각종 유해 성분과 먼지가 안구건조증을 유발해 시력을 떨어뜨린다”며 “특히 혼잡을 피한다는 이유로 자주 하는 야간 운전 동안에는 어두운 곳에서 전방만 주시하게 되는데 반대편의 자동차 전조등 때문에 눈에 강한 빛의 자극을 받아 눈 피로감이 심해진다”고 말했다.
운전으로 인한 눈 피로를 줄이기 위해서는 피치 못할 야간 운전 동안엔 매 1시간마다 5~10분 동안 눈을 지그시 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차 안에 젖은 수건을 걸어놓아 습도를 일정 정도 유지해주는 게 좋다. 이렇게 해야 눈이 뻑뻑해지는 것을 미리 막을 수 있다. 강한 에어컨 바람도 눈물을 마르게 한다.
안구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바람의 방향을 허리 아래로 하여 눈에 직접 닿는 것을 피하고 차 안 공기를 자주 환기시키도록 하자. 눈이 갑갑하면 인공눈물을 운전 중간에 넣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식염수는 오히려 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눈물의 지방성분을 없애므로 피해야 한다.
‘눈의 고난’은 휴가지에 도착하면서 본격화한다. 눈부신 백사장과 각종 오염물질이 숨어있는 해변이 모두 눈 건강에 적이다.
하얀 백사장과 빛나는 바다가 있는 해안가에선 다른 지역보다 최대 2배 이상의 자외선이 안구에 전달된다. 피부뿐 아니라 각막에도 자외선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백내장, 익상편(결막주름이 각막을 덮는 안질환), 황반변성(망막 중심부의 기능 저하)을 부를 수 있다.
눈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도구로는 선글라스가 가장 적합한데 반드시 100%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지 살펴야 하며, 색깔은 빛의 산란을 여과시켜 주는 갈색 계통을 선택하는 게 좋다. 너무 진한 선글라스는 동공을 확대시켜 오히려 자외선을 많이 받아들일 수 있다.
물놀이 때 각종 렌즈를 그대로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눈 건강에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원장은 “미용을 위해 쓰는 컬러렌즈는 일반렌즈에 비해 산소투과율이 낮고 이물감이 심하며 착색제로 인해 렌즈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각막에 상처를 줄 수 있어 물놀이 때 착용하면 눈에 특히 좋지 않다”며 “일반 콘택트렌즈도 눈물에 의한 눈의 정화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게 해 세균이 렌즈와 눈 사이에 오래 머물면서 생기는 염증을 악화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 즐거운 휴가를 위한 '5분 안구 운동법'
1. 눈을 뜬 채 안구를 위에서 아래로 8번 움직이는데 여덟번째에는 눈을 감는다. 반대로 아래에서 위로 방향을 바꿔 8번 움직인다. 각각 4회 반복하고 눈을 쉬게 한다.
2. 좌우, 대각선으로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운동한다.
3. 시계방향으로 천천히 원을 그리며 안구를 8번 돌려준다. 반시계 방향으로도 8번 반복한다.
4. 눈물이 촉촉하게 날 정도로 눈을 힘껏 감고 안구를 수축시킨다.
5. 눈을 감은 상태로 하나부터 세다가 넷과 여덟에 눈을 뜬다. 2회 반복한다.
6 양 손바닥을 따뜻하게 비벼 눈 위에 댄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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