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에 돼지들이 무더기로 희생(?) 되고 있다. 삼겹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이다.
19일 이마트에 따르면 7~8월 삼겹살 매출이 연간 판매량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휴가가 몰리는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의 삼겹살 수요가 가장 많았다.
이마트가 지난해 1년 동안 판 삼겹살의 양은 6,000톤. 돼지 한 마리에 삼겹살이 평균 10.5㎏인 걸 감안하면 대략 57만 마리에 달하는 셈이다. 휴가 철(7~8월)에 4분의 1이 팔리니 두 달 새에 14만2,500마리의 돼지가 이마트 고객을 위해 생을 마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돼지고기(돈육) 부위는 단연 삼겹살. 삼겹살은 보통 전체 돈육 판매량의 45% 정도를 차지하지만 휴가 시즌(7~8월)엔 70%에 육박한다.
이유는 맛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피서지에서 바로 구워서 먹을 수 있다는 요리의 간편성 때문이다. 한국인의 급한 성격과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이마트 전점(107곳) 중에서 휴가철 삼겹살이 가장 많이 팔리는 곳은 해수욕장이 즐비한 강원 속초점. 하루 평균 3톤(약 286마리)의 삼겹살이 팔려나간다. 손님이 몰려 최근 이마트 대구 물류센터에 있는 ‘고속 슬라이스(Slice)기’를 속초점으로 옮겨 놓았다.
‘삼겹살 미학(味學)’의 핵심은 삼겹살의 두께다. 일반 구이용은 6㎜, 숯불 구이용은 10㎜가 최적이다. 휴가철엔 빨리 구워먹으라는 배려(?) 때문에 더 얇게 썰어판다고 한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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