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9번째 올스타 베스트 10에 선정된 롯데 외야수 정수근(30)은 지난 16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 전야제 행사에서 “야구 팬 여러분들의 과분한 성원에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둬 꼭 보답을 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정수근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자신의 약속을 하루 만에 지켰다. 동군 9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정수근은 역전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려 지난 2004년에 이어 생애 2번째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올스타전 MVP 2회 수상은 롯데 김용희(1982, 1984년), 롯데 박정태(1998, 99년) 이후 역대 3번째. 롯데는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통산 10번째 올스타전 MVP를 배출하게 됐다
정수근은 경기 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투표수 67표 중 49표(73%)를 얻어 팀 동료 이대호(13표)와 강민호(3표), 올스타전 사상 첫 그라운드 홈런의 주인공 현대 이택근(2표)을 제치고 ‘별중의 별’로 우뚝 서며 상금 1,000만원과 40인치 LCD TV를 부상으로 받았다.
3회 유격수 플라이, 5회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선 정수근은 1-2로 뒤진 7회 1사 1루에서 3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볼카운트를 1-2로 유리하게 끌고 간 정수근은 한화 정민철의 141km짜리 몸쪽 직구가 들어오자 벼락같이 방망이를 돌렸고, 하얀 포물선을 그리며 밤하늘을 가른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살짝 넘어갔다. 두산 시절인 지난 2000년 이후 개인 통산 2번째 올스타전 홈런.
제자리에서 펄쩍펄쩍 뛰며 좋아하던 정수근은 1루와 3루 베이스 앞에서 자신의 귀에 손을 대며 스탠드의 박수를 유도하는 깜짝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정수근의 역전 홈런과 이대호, 정근우의 연속 안타로 대거 4점을 뽑은 동군(삼성 두산 SK 롯데)은 서군(한화 현대 KIA LG)을 6-3으로 꺾고 2004년 이후 4년 연속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통산 전적도 20승11패의 압도적인 우위.
역대 올스타전 인기투표 최다득표(65만7,820표) 기록을 세운 지난 2005년 이후 2년 만에 올스타에 선정, MVP까지 거머쥔 정수근은 “많은 팬들이 와줘서 기적 같은 홈런과 세리머니를 펼칠 수 있었다”며 “올해 들어 맘 고생이 심했는데 2번째 MVP를 수상하니 감회가 새롭다. 최근 방망이가 잘 맞고 있어 후반기에는 팀이 4강에 진입할 수 있도록 발판이 되겠다”고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올스타전은 2003년 이후 4년 만에 만원을 기록했고, 서군의 현대 이택근은 5회 올스타전 사상 첫 ‘그라운드(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의 진기록을 세웠다.
부산=이승택기자 lst@hk.co.kr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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