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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스타 트렉의 물리학 (The Physics of Star Tr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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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스타 트렉의 물리학 (The Physics of Star Trek)

입력
2007.07.17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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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공상과학 작가들은 과학자보다 먼저, 그리고 설득력 있게 미래를 예견하고 발전의 방향을 그려내는 선견지명을 보여주곤 한다. TV 시리즈와 영화로도 만들어진 <스타 트렉> 은 그 대표적인 예 중 하나다.

광대한 공간과 시간을 가로지르는 엔터프라이즈호의 우주 모험은 자라면서 한번쯤 빠져드는 흥분의 경험이다. 함장과 승무원들이 천연덕스럽게 “나를 순간이동 시켜 줘”라고 명령할 때마다 “미래에는 순간이동이 정말 가능할까”라는 고민과 궁금증이 밀려오던 그런 경험 말이다.

<스타 트렉의 물리학> (The Physics of Star Trek)(박병철 옮김·영림카디널 발행)은 이런 순박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책이다. 천문학자이자 대중 과학저서의 저자인 로렌스 M 크라우스가 지은 이 책은 <스타 트렉> 의 기술설명서와 현대물리학을 비교해가며 미래 기술과 그 상상력을 경탄하고 분석한다.

팩스를 보내듯 사람을 이동시키는 순간이동은 <스타 트렉> 의 전매특허와 같다. 미국 IBM 연구진이 1990년대 양자 전송 실험에 성공했을 때도 ‘스타 트렉의 시대가 도래하느냐’는 관심이 되살아 났다.

하지만 크라우스에 따르면 사람을 순간이동 시키는 것은 여전히 <스타 트렉> 에서만 가능하다. 사람을 순간이동 시키려면 먼저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10의28제곱 개의 원자의 위치와 내부상태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아야 하는데 이 정보량은 지구상의 모든 책의 내용을 한 데 모은 것보다 10의16제곱배나 많다.

이러한 정보를 저장하고 전송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너무나 크다. 사실은 이론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양자역학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모든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우주여행에 필요한 에너지는 어떤가. 엔터프라이즈호는 광속을 넘어서는 순간 가장 효율이 높은 반물질 연료를 사용한다. 원자폭탄의 폭발력은 단지 수 %의 사라진 질량이 에너지로 변환된 결과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물질과 반물질이 부딪쳐 완전히 소멸되면서 나오는 에너지량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반물질을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은 천문학적이다. 반양성자를 만들어 전구 하나를 밝히는 정도의 반양성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미 페르미연구소의 반양성자 발생장치 10만개가 필요하며 그 비용은 미국 정부의 1년 예산보다 많다.

<스타 트렉의 물리학> 은 <스타 트렉> 이 과학이 결론적으로는 현실화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과학적 내용을 파고들어 갈수록 과학소설(SF)의 과학적 감각과 선견지명에 대해 오히려 놀라게 된다.

다만 낡은 책이라는 한계는 있다. 국내에서 발간된 지도 10년이 넘어 서점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데다, 원저가 쓰여진 것은 더 오래 전이라 ‘16MB급 컴퓨터’와 같은 옛날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스타 트렉> 에 익숙한 성인들, 우주와 물리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여름휴가 동안 추억을 되살리며 즐길만하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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