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탈당 세력과 중도통합민주당 내 대통합파, 손학규 전 경기지사측, 시민사회세력인 미래창조연대 등 4개 세력이 주축이 되는 ‘제3지대 신당’이 내달 초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통합민주당 김효석 이낙연 신중식 채일병 의원 등 대통합파 8명이 16일 ‘제3지대 대통합신당’ 참여를 선언하면서 조만간 탈당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우리당 탈당 그룹인 ‘대통합추진모임’도 조만간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손 전 지사 지지 조직인 선진평화연대, 미래창조연대와 함께 공동 창당준비위를 구성한 뒤 내달 5일 제3지대 신당 창당대회를 갖기로 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유인태 의원 등 친노 중진이 포함된 우리당 의원 15명 가량이 집단 탈당하려는 움직임도 무르익고 있다. 이들 4자는 이르면 17일 공동창준위 구성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원내 60석 안팎의 통합정당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은 제3지대 신당을 먼저 만든 뒤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을 모두 견인해 대통합신당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다만 통합민주당 지도부는 “제3지대 신당 추진은 ‘도로 열린우리당’을 만들려는 움직임”이라고 비난하고 있어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통합민주당 대통합파 8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더이상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 양당 지도부의 결단을 기다릴 수 없어서 제3지대 창당준비위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늦어도 24일쯤 구성해야 하는 창당준비위 단계에서는 당적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선언에는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 정균환 전 의원, 김영진 광주시지부장 등 8명이 서명했다. 올 4월 구(舊) 민주당 전당대회 때부터 박상천 대표와 대립 관계에 있던 이들은 박 대표를 향해 ‘대통합의 걸림돌’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의 압박은 통합민주당 지도부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동교동계’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박광태 시장과 박준영 지사 등의 탈당은 상당수 기초단체장의 연쇄 이탈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호남을 주요 기반으로 하는 민주당의 근간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의원은 대통합파와 뜻을 함께 하지만 당적 정리 문제에서는 고심하고 있다.
‘대통합’이란 용어를 선점해온 우리당 지도부는 제3지대 신당 창당 흐름을 내심 반기고 있다. 우리당의 홍재형ㆍ송영길 의원은 이날 “대통합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 밀알이 되겠다”며 각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직을 사퇴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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