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새로운 엘리트는 '욘족'

1980년대에는 ‘여피족(yuppies)’이, 1990년대에는 ‘보보스족(Bobos)’이 엘리트를 대표했다면 2000년대는 새로운 엘리트로 ‘욘족(yawns)’이 부상하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젊고 부자지만 평범하게 사는 사람(young and wealthy but normal)’이라는 뜻의 머릿글자를 딴 욘족은 지난 10년간 자산 붐 시대를 거치면서 30~40대에 수 천만 달러 또는 수 십억 달러의 부를 일군 사람들로, 요트나 제트기 등을 사는 데 부를 소비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재산을 자선사업 등에 쓰면서 가족과 함께 평범한 삶을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 여피족의 상징이 ‘아르마니’ 옷에 BMW였다면, 욘족의 상징은 ‘도커’ 같은 평범한 캐주얼 의류일 정도여서 오히려 투박한 성향마저 보인다.

이 신문은 온라인 거래회사인 ‘사이버콥’을 2000년에 찰스 슈왑에 4억달러 이상에 매각한 뒤에도 여전히 텍사스 오스틴 외곽의 평범한 집에서 살고 있는 필립 버버(47)를 욘족의 대표적 인물로 꼽았다. 그는 재산과 시간의 대부분을 에티오피아의 빈곤 퇴치를 위한 자선 활동에 투자하고 있다.

신문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욘족의 ‘수호성인’으로, 야후의 창업자 제리 양과 이베이의 공동창업자 피에르 오미드야르 등도 욘족으로 볼 수 있다”며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은 76세의 고령이어서 욘족이라 할 수 없지만 젊을 때는 욘족이었다고 분류했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