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에게 한국어 과목을 가르치는 미국인 교사가 처음으로 나왔다. 주인공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고등학교의 외국어 교사 데이비드 헤인스(41)씨.
작년 말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실시한 한국어교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헤인스씨가 한국어진흥재단과 한국어세계화재단이 주최하고 이화여대 인문학연구원이 주관하는 재미한국어교사 초청 연수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했다. 헤인스씨는 읽기 듣기 쓰기 말하기 등 5시간에 걸친 시험에서 두 차례 고배를 마신 뒤 세 번째 응시해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따냈다.
그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6년 전. 문화관광부가 운영하는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틈틈이 한국어를 익혔다. 그는 “한인타운에 살고 있어 한국어를 접할 기회가 많았다”며 “원래 한국에 호기심이 많았고 주변에 한국 사람도 많아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헤인스씨는 한국인처럼 유창하진 않지만 언어학에 조예가 깊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표현 하나 하나에 세련미가 묻어난다. UC 산타크루스 대학에서 러시아어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스페인어 교사 자격증을 땄고 10년 전부터는 중국어에 심취해 중국어 교사 자격증까지 따냈다.
헤인스씨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수업을 시작하는데 한인 학생들이 말을 제대로 못한다고 흉을 보지 않을까 부담스럽다”며 “일단 한국어를 거의 못하는 한인 2~4세를 위한 초등과정에서 시작한 뒤 나중에는 고급 과정까지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한국어 수업은 어학뿐 아니라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수업을 겸하기 때문에 헤인스씨는 틈나는 대로 한국 만화와 드라마를 보고 남북관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책도 즐겨 읽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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