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반전운동가 린지 저먼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영국 전쟁저지연합(Stop the War Coalition) 사무총장이기도 한 그가 방한한 것은 고려대에서 열리는 ‘맑시즘2007’ 진보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진보포럼에서 15일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 ‘민주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강연했고, 16일에는 ‘사랑, 결혼 그리고 가족’을 주제로 강연한다.
내년 런던 시장 선거에 좌파정당 리스펙트당(존중당) 후보로 출마 예정인 그는 2003년에는 200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반전시위를 기획했으며 월간 ‘소셜리스트 리뷰’ 편집장을 역임했다.
런던정경대학(LSE)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2004년에는 리스펙트당 런던 시장 후보로, 2005년에는 런던에서 총선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존 리즈 리스펙트당 사무총장 등과 함께 방한한 그는 “한국에 도착해 자본주의와 산업화가 급격히 부상하는 모습을 봤다”며 “신자유주의의 급격한 팽창이 한반도 정세에 커다란 위협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자유주의 체제의 중심국인 미국과 일본, 중국의 자본주의 경쟁이 한반도에서 군비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신자유주의가 확산되면서 자본주의에서 자유민주주의의 개념이 쇠퇴해가는 경향이 있다”며 “국가보안법이나 제한된 집시법 등이 아직 존재하는 것을 보면,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룬 한국도 자유민주주의의 발전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최근 미국과 북한의 화해무드에 대해서는 “미국 스스로 북한에 대해 별다른 힘을 쓸 도리가 없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파키스탄이나 인도처럼 실제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에 대해서는 언제나 그런 제스처를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런던 시장 재출마에 대해서는 “지난 선거에서 당을 만든 지 3개월 만에 출마했지만 극우당과 녹색당보다 많은 득표를 했다”며 “런던 내 좌파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우파를 견제하기 위해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ㆍ계급ㆍ사회주의> <물질적 여자들 : 여성, 남성, 그리고 노동> 등의 저서를 통해 페미니스트 운동에 적극 관여한 그는 한국의 여성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다. 물질적> 성ㆍ계급ㆍ사회주의>
그는 “지난 30여년간 한국 여성의 지위도 선진국만큼이나 급격히 상승했지만 여성에 대한 차별은 여전하다고 본다”며 “육아와 가사가 여성 개인의 일에서 사회적 책임으로 전환돼야 여성의 진정한 해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손재언기자 chinason@hk.co.kr사진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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