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신임 총리가 이끄는 영국 정부의 대미 외교 기조에 대해 관련 장관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혼선을 빚고 있다. 토니 블레어 전임 총리 시절 ‘푸들 외교’라고 비판 받았던 미국에 대한 ‘짝사랑’ 외교 노선을 계속 유지하느냐를 두고 노동당 내 이견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데이비드 밀리반드 영국 외무장관은 15일 미국이 영국의 “세계에서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밀리반드 장관은 주간 <뉴스 오브 더 월드> 에 기고한 글에서 “(양국 관계가) 블레어 전 총리 시절과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이라고 썼다. 그는 이어 양국간의 “극히 중대한” 동맹에 대해 사람들이 “균열”을 바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
밀리반드 장관의 발언은 14일 맬럭 브라운 아프리카·아시아·유엔 담당 장관이 <데일리 텔레그라프> 와의 인터뷰에서 “파트너들과의 양자관계를 넘어서 우방국들과의 관계를 보다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 나온 것이다. 데일리>
맬럭 브라운 장관은 이어 “블레어 전 총리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관계는 전쟁을 일으킨 국가의 지도자들끼리 형성된 것으로 이들은 감정적으로도 깊은 유대 관계를 맺고 있었다”면서 “브라운 총리와 부시 대통령의 관계가 이들처럼 감정까지 공유하는 단짝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발언을 노동당의 대미 외교노선에 변화가 올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했다.
밀리반드 장관은 이런 견해에 대해 “브라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 동맹이 깨지고 있다는 증거를 찾고자 할 것”이라 비판하면서 “그런 증거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실제로 브라운 장관은 최근 블레어 총리 시절처럼 “미국 정부와의 관계를 매우 긴밀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노동당 내에서는 미국과의 관계에 변화를 주기를 바라는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다. 더글러스 알렉산더 개발장관은 12일 미국 워싱턴 외교센터에서 가진 연설에서 “영국이 미국과 함께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과 고립주의는 국제사회에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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