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가 13일 유엔대표가 참가하는 가운데 북한-미국간 군사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했다.
북한군 판문점대표부 대표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보장과 관련한 문제를 토의하기 위해 쌍방이 합의하는 임의의 장소에서 아무 때나 유엔대표도 같이 참가하는 조ㆍ미 군부 사이의 회담을 진행할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다.
북측은 “조선 인민군측은 미국과 유엔이 다 같이 조선정전협정의 조인의 일방으로서 조선반도에서 새로운 평화보장체계가 수립될 때까지 정전협정에 의해 지닌 의무에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북한 군부의 제안은 18일 6자 회담 개최와 내달로 예정된 한미 합동 지휘소 훈련인 을지 포커스렌스 연습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배경이 주목된다.
북측은 “미국이 핵 문제를 구실로 앞으로 계속 압력을 가해오고 선제타격 준비로서 대규모 전쟁 연습과 무력증강 책동을 중지하지 않는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응당한 수준의 대응타격 수단을 더욱 완비해 나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2ㆍ13합의 이행이나 6자 회담이 하늘로 날아 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북측이 북핵 협상을 한미 군사훈련과 연계 시킬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북측은 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깃발을 명분으로 우리 인민을 반대하는 온갖 범죄행위를 감행하고 있다”며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 철회를 요구했다.
북측은 제네바에서 핵 동결 북미협상이 진행되던 1994년 4월 평화협정 체결 시까지 정전 상태의 평화적 유지를 위한 잠정협정 체결과 공동 군사기구 설립을 위한 북미 협의를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6자 회담에 앞서 북측의 요구수준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측이 참여하지 않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및 안전보장과 관련한 북미 군사회담이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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